이재명 최고위 불참… 정청래 “건강 매우 위험한 상태. 이런 정권 처음 봐”

고민정 “정부여당이 저럴 수 있나, 대표적 사건이 태영호 의원의 난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단식 12일차’에 접어든 가운데, 같은 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오늘 공식회의에도 못 나왔다”라며 “매우 위험한 상태로 건강이 심히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YS 단식 때나 DJ 단식 때나 야당이 단식할 때는 의례적으로라도 정부 여당이 걱정하는 척이라도 하고 때로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기도 했다”면서 “오히려 야당 대표 단식을 조롱하고 폄훼하는 이런 비인간적인 정권은 처음 본다. 진짜 단식 맞냐는 질문도 의원으로 받는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단식도 안 해본 무식한 소리 그만하라”면서 “조금이라도 섭취하면 식욕이 너무 당겨서 단식을 계속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그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처음에는 체내 지방을 소모하다가 단백질을 소모하고 2주 후부터는 장기에 손상이 가기 시작한다”라며 단식 2주 차에 가까워지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걱정했다.

이 대표가 단식 농성에 돌입한 후 공개 당무 일정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에서 8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나왔다. 단식이 길어지는 와중에 검찰 조사까지 받으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이재명 대표의 자리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 상태가 많이 안 좋다. 체력이 급격히 저하됐다”면서도 “오전 회의만 불참했을 뿐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이 대표) 의지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단식 중단을 호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인 10일 밤 MBN 시사스페셜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이 대표의 몸 상태에 대해 “상당히 안 좋다”라고 전했다.

그는 “김성태 전 의원 같은 경우 8일인가 9일째 단식을 종료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검찰도 단식 10일째가 되면 몸 상태가 어떤지 뻔히 알 텐데도 (의사를 불러) 기본적인 진단을 하고 조사를 이어가는 정도의 요식 행위도 없이 (이 대표는) 밤 10시가 돼서야 나왔다”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통상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이 와서 대통령 말을 직접 전하지는 못하더라도 건강과 안부를 묻고, 여당 대표도 안부를 물어야 하는 게 정상이지 않는가”라며 “정부여당이 저럴 수 있냐는 대표적 사건이 태영호 의원의 난동이었다. 정치권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 사람으로서의 도리의 선을 넘어 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단식이 민주당 단합의 계기가 되고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확실히 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