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연장 우승…LPGA 통산 9승
호주 교포 이민지 선수가 LPGA 투어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민지는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켄우드CC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더블 보기 하나를 묶어 1언더파를 쳤습니다.
최종합계 16언더파로 찰리 헐(잉글랜드)과 동타를 이룬 이민지는 연장전 두 번째 홀에서 버디로 승리해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 약 4억 원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민지는 지난해 6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LPGA 통산 9승을 달성했습니다.
2021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지난해 US여자오픈을 포함해 2승을 거뒀던 이민지는 이번 시즌엔 두 차례 톱10에 그치다가 15번째 출전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이민지는 현재 출산 휴가 중인 박인비와 오래 호흡을 맞췄던 캐디 브래드 비처와 우승을 합작했습니다.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7언더파를 몰아치며 2타 차 단독 선두에 올랐던 이민지는 이날 2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뽑아낸 뒤 7∼8번 홀 연속 버디에 힘입어 전반을 마쳤을 때 4타 차로 달아났습니다.
한때 5타 차까지 앞서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했던 이민지는 12번 홀(파5) 더블 보기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당겨진 데다 그린을 훌쩍 넘기며 아웃 오브 바운즈(OB) 구역에 빠졌습니다.
같은 곳에서 아이언으로 친 네 번째 샷은 그린에 살짝 미치지 못한 왼쪽 러프에 떨어졌고, 결국 5타 만에 그린에 올린 이민지는 더블 보기를 적어냈습니다.
같은 홀에서 헐도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린 뒤 보기를 써내 3타 차 공동 2위가 되며 이민지와 추격자들의 틈이 크게 좁아지지는 않았는데, 이후 이민지가 계속 주춤한 사이 헐의 매서운 추격전이 펼쳐졌습니다.
14번(파3)과 15번(파5), 그리고 16번 홀(파4)에서 연이어 중장거리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순식간에 이민지와 동타를 만들었습니다.
17번(파4)과 마지막 18번 홀(파4)에선 모두 두 선수가 파를 지켜내며 연장전이 벌어졌습니다.
1차 연장전에서도 파로 균형이 이어진 뒤 2차 연장전 두 번째 샷으로 사실상 승부가 갈렸습니다.
헐의 두 번째 샷이 그린에는 올라갔으나 홀까지 거리가 꽤 남은 반면, 이민지는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을 홀에 바짝 붙였습니다.
결국 이민지가 버디로 마무리하며 파를 써낸 헐을 따돌렸습니다.
이민지는 "내가 지고 있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었으나 그렇지 않았다. 동타가 꽤 이어졌다. '끝까지 하자, 어디서 끝나는지 보자'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않고 모든 샷에 최선을 다했고, 연장전 승리로 이어져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는 "아시아에서 이어질 대회와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앞두고 남은 시즌의 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싶었다. 이제 목표를 다시 세우고 아시아 대회와 투어 챔피언십을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의 2002년생 신예 인뤄닝은 이날 5타를 줄이며 3위(14언더파 274타)로 마쳐 세계랭킹 2위에서 1위로 도약을 예약했습니다.
중국 선수가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건 2017∼2018년 23주간 이름을 올렸던 펑산산에 이어 인뤄닝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인뤄닝은 올해 4월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과 6월 메이저대회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것을 비롯해 이번 시즌 7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한 기량을 보인 끝에 세계 1위까지 올랐습니다.
특히 그는 최근 LPGA 투어 3개 대회에선 모두 3위에 자리했습니다.
한국 선수 중엔 이미향이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 공동 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습니다.
주영민 기자 nag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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