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년 독일 축구 역사상 처음’ 플릭 감독 경질… 차기 감독으로 나겔스만 급부상

주대은 2023. 9. 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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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주대은 기자=한지 플릭 감독이 123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감독직에서 경질당했다.

지난 10일(한국 시간) 독일축구연맹(DFB)은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회장의 제안에 따라 주주총회와 감독위원회는 한지 플릭 감독과 두 명의 보조 코치를 직무에서 경질했다’라고 발표했다.

브른트 노이엔도르프 회장은 “위원회는 최근 실망스러운 결과 이후 남자 국가대표팀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했다. 독일에서 열리는 UEFA 유로 2024를 위해 우리는 자신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임기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 나는 한지 플릭과 그의 코치들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성공은 DFB의 최우선 과제이다. 피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라고 덧붙였다.

DFB는 감독 공석을 루디 펠러로 메웠다. 정식 감독은 아니고 다음 감독이 정해질 때까지만 감독 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루디 펠러는 “한지 플릭은 최근 몇 달 동안 지쳤다. 그와 코치진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탈락 이후 긍정적인 전환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것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일본전은 우리가 더 이상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 나에게 쉬운 순간이 아니다. 나는 한지 플릭이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걸 지원하기 위해 지난 2월 DFB에 들어왔다. 나는 그가 우리 대표팀을 정상 궤도로 되돌릴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루디 펠러 감독 대행은 “하지만 우리는 이제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UEFA 유로 2024에서 개최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 이것이 독일 팬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다. 나는 한네스 울프와 산드로 바그너와 함께 프랑스전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을 것이다”라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서 “가장 시급한 임무는 짧은 시간에 내년 유로를 준비할 국가대표 감독을 찾는 것이다. 우리 독일 축구와 우리나라 전체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길 바란다. 장기적으로 국가대표팀을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감독을 선임하려고 한다”라며 장기적인 계획을 이야기했다.

플릭 감독은 부임 당시만 해도 평가가 좋았다. 2006년부터 독일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요아힘 뢰브를 보좌했던 플릭은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코치로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독일 축구를 워낙 잘 알고 있었다. 2014년 이후 2017년까지 DFB에서 디렉터를 맡았다.

2019/20시즌부터는 바이에른 뮌헨의 수석 코치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니코 코바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임하면서 감독 대행을 맡았다. 당시엔 ‘소방수’ 역할로 투입됐으나 의외로 실적이 좋았다. 팀을 빠르게 추슬렀다. 바이에른 뮌헨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을 조기 확정 짓기도 했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이 그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다. 플릭 감독은 시즌 초반 무너지던 팀을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DFB-포칼 우승으로 이끌며 독일 정상에 섰다. 심지어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트레블을 기록했다. 축구 역사상 시즌 중도에 부임해서 트레블을 기록한 감독은 플릭이 처음이었다.

이어서 플릭은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예선은 좋았으나 본선 무대에선 최악이었다. 1승 1무 1패를 거두며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UEFA 네이션스리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독일은 내년 열리는 UEFA 유로 2024 개최국이다. 최근 월드컵에서 2연속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다가오는 유로 2024야말로 독일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기 위해선 남은 A매치 기간 동안 선수단의 조직력을 다져야 했다.

독일은 최근 A매치 5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지난 3월 벨기에전 패배를 시작으로 지난 6월 우크라이나와 비기고 폴란드와 콜롬비아에 패배했다. 이번 일본전마저 졌다. 5경기 1무 4패를 거뒀다.

일본전 패배 이후에도 플릭 감독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난 여전히 내가 독일 감독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축구는 다이나믹하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나와 코치진은 선수단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독일 현지에서 플릭 감독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나왔다. 경기 후 독일 방송사 RTL+ 해설자는 “재앙이다”라고 말했다. 축구 전문지 ‘키커’는 “실패”라고 전했다. 다른 매체 ‘빌트’는 “플릭 감독이 끝을 맞이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아예 설문 조사까지 진행했다.

매체는 ‘한지 플릭이 국가대표 감독에 적합한가?’라는 내용으로 사람들의 의견을 모았다. 설문조사에 응한 89% 팬들이 ‘아니다’에 투표했다. 그 정도로 현지 반응이 좋지 않았다. 결국 한지 플릭 감독이 경질됐다. 독일 축구 123년 역사상 경질된 감독은 한 명도 없었다. 플릭이 그 첫 번째가 됐다.

독일 국가대표팀 주장 일카이 귄도안이 자신의 SNS를 통해 작별 인사를 보냈다. 그는 “함께 한 시간, 상호 협력에 감사드린다. 한지,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자 감독이다. 우리가 팀으로서 당신의 신뢰에 답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라며 “우리는 성공적인 유로 2024를 위해 팀으로서 계속 배우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독일은 다음 감독을 물색하고 있다. 독일 ‘빌트’는 유력 후보 10명을 공개했다. 올리버 글라스, 미로슬라프 클로제, 루디 펠러, 위르겐 클롭, 마티아스 잠머, 위르겐 클린스만, 루이스 판 할, 로타어 마테우스, 지네딘 지단, 율리안 나겔스만이 ‘빌트’가 꼽은 후보다.

후보 중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나겔스만이다. 호펨하임 재임 시절부터 엄청난 지도력을 자랑했다. 호펜하임의 구단 창단 첫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끈 감독이 바로 나겔스만이었다. 이어서 RB 라이프치히에서도 준수한 성과를 냈다. 바이에른 뮌헨 시절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점이 흠이지만, 최신 트렌드와 독일 축구를 잘 안다는 점에서 인정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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