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치킨값 올렸다가 매출 '뚝'…올리브유 값 폭등에 업계 '끙끙'

지영호 기자 2023. 9. 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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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 가격 급등으로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치킨업계는 원가인상 요인이 늘어나고 있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소비자 반발과 정부의 압박을 우려해 가격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데 소비자가격 동결만 요구하는 것은 손실을 모두 떠안으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치킨가격 인상을 억제하려면 원재료 공급 기업의 가격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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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사진=이미지투데이

올리브유 가격 급등으로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육계를 비롯한 다른 원재료의 가격도 오른 상태여서 수익성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적 방어를 위해선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지만 물가안정을 이유로 인상 자제를 요구하는 정부와 치킨가격 고가논란 여론을 주도하는 소비자 눈치를 보느라 속앓이만 하고 있다.

1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올리브유 가격은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다. 보통 리터당 4유로에서 팔리던 스페인 내 소비자가격이 최근 10유로까지 올랐다. 세계 올리브유 생산의 40~50%를 차지하는 스페인이 연초 가뭄에 이어 여름 폭염 피해로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까닭이다. 올해 올리브 생산량은 평균치인 130만톤 대비 절반 수준인 66만톤에 그칠 전망이다.

스페인과 함께 올리브유 생산을 주도하고 있는 튀르키예는 스페인 올리브 가격이 급등하자 자국 가격 안정을 이유로 오는 11월까지 수출 중단을 선언했다. 올리브유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올리브유를 원료로 쓰는 치킨 브랜드의 부담이 커진다. 전량 스페인산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BBQ가 대표적이다. BBQ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올리브유 구매가는 평균 2500유로였지만 현재 올리브유 구매가는 8000유로에 공급받고 있다.

문제는 이후 계약이다. 튀르키에 수출 중단까지 겹치면서 현재 시장가격이 톤당 1만유로까지 거래되고 있다. 수입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본사가 가맹점주에 공급하는 가격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BBQ는 올리브유 1통(15kg) 공급가격을 2016년 2월 11만원에서 11만5000원으로 올린 후 3년마다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2019년 1월에는 인상액을 5000원으로 유지해 12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지난해 5월엔 4만원 인상된 16만원까지 끌어올렸다.

치킨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치킨의 주원료인 닭고기 가격도 여전히 비싼 수준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육계(생계, 중간크기 기준, 운반비 포함)1kg당 2390원이다. 3190원까지 올랐던 지난 4월에 비해 안정된 수준이지만 전년동기 1990원에 비해선 비싸다. 여름 폭우와 폭염 피해로 100만마리가 집단폐사한 영향이다. 정부가 수입 닭고기에 할당 관세를 적용하는 등 물가안정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치킨업계는 원가인상 요인이 늘어나고 있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소비자 반발과 정부의 압박을 우려해 가격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나홀로 가격인상을 단행한 교촌에프앤비는 인상 후 소비자로부터 미운털이 박혀 예상보다 2배 긴 4개월동안 매출부진에 시달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치킨 3사를 비롯한 식품기업 22개 업체를 불러 추석 물가 안정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데 소비자가격 동결만 요구하는 것은 손실을 모두 떠안으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치킨가격 인상을 억제하려면 원재료 공급 기업의 가격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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