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평당 4000만원 강남인줄 알았는데…강북 아파트 어디길래
상도 전용 84㎡ 분양가도 14억원 상회
부산 대전 등 지방도 최고 분양가 경신
일부 민간사업장의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분양가는 주변 기성 아파트 시세에 비해 저렴하지만, 최근 시장에 나오는 분양 아파트는 이보다 높은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상황은 분양가상한제를 없애고 무더기 규제지역 해제가 이뤄진 지난 1월 이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전용 84㎡의 공급가격은 14억9000만원이었다. 전체 면적 유형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050만원에 달한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도 3.3㎡당 4000만원이 넘는 단지가 나온 것으로,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일반분양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98.4대 1을 기록했다.
지난 4일 특별공급을 시작한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의 3.3㎡당 분양가 역시 3960만이었다. 전용 84㎡으로 환산하면 13억9393만원으로, 주변 동일 주택형보다 비쌌다. 반면에 이 지역에서 2021년 입주한 ‘상도역 롯데캐슬 파크엘’은 지하철역 접근성이 더 좋은데도 지난 6월 13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루어졌다.
앞서 지난 7월 공급된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도 전용 84㎡ 일반 분양가가 12억7200만원으로, 두달 전인 지난 5월 청약이 이뤄진 ‘광명자이 더샵포레타’의 동일 면적 일반 분양가 10억4450만원 대비 21%가량 높았다.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올 2분기 이후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보면 월별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작년 12월말 기준 2980만원에서 올 3월말 기준 3065만원으로 3개월 만에 85만원 올랐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는 3195만원으로 또 석달 사이 130만원 상승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평균 분양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 주택분양 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 평균 분양가로, 일반 분양을 대상으로만 산출된다.
분양가의 또다른 상승 원인으로는 올초 이뤄진 부동산 규제 완화가 꼽힌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전국 규제지역을 단계적으로 해제한 데 이어, 올 1월에도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한꺼번에 규제지역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에서 해제했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분양권 전매제한 등 청약·세금·금융 관련 규제가 없어지고 HUG의 고분양가 심사 대상에서 빠진다. 주택 시장 경착륙 방지를 앞세워 청약경쟁률이 오를 여건이 조성되고, 분양가 통제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건설업계는 최근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공사비가 올라 높은 분양가 책정이 불가피했다고 말지만,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경쟁률이 뒷받침해주는 까닭에 사업시행자나 조합이 공사비 인상분 이상으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시선이다.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뛰면서 올 4분기뿐 아니라 내년까지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새 아파트 일반공급 평균 분양가 역시 3.3㎡당 2000만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지난 7월 기준 부산과 대전도 각각 2334만원, 2000만원에 육박한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가 풀린 상황을 핵심 이유로 지목한다. 여기에 최근 청약 열기가 회복되면서 “비싸도 잘 팔린다”는 분위기도 분양가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달 중 부동산 대책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대책은 최근 주택 인·허가, 착공 감소세를 바탕으로 제기된 공급 부족 우려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강화나 대출 만기 연장 등 금융지원이 주로 담기고, 분양가 통제 등 규제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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