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가방 수상하다”…대답 피하는 승객에 ‘느낌 온’ 택시기사
장거리 승객 수상한 낌새
택시 기사 지구대 이동해
보이스피싱 현금책 잡아
11일 남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전북 남원에서 일하는 택시 기사 양모 씨가 보이스피싱에 적극 대처한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장과 신고 포상금을 받았다.
택시 기사 양 씨는 지난 6일 오후 4시50분께 택시 호출 앱을 통해 전북 남원에서 대전으로 향하는 콜이 들어와 들뜬 마음에 승객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양 씨는 콜을 받자마자 곧장 남원시 동충동으로 차를 몰고 가 20대 젊은 여성을 태웠다.
양 씨는 큰 가방을 들고 탄 이 여성에게 “대전 어디로 가세요”라고 물었으나 승객은 아무 답변이 없었다. 양 씨는 “무슨 일로 대전까지”라고 되묻다가 승객 옆에 놓인 큰 가방에 다시 눈이 갔다.
양 씨는 순간 2년전 일이 떠올랐다. 그는 과거 남원에서 순창으로 향하는 승객을 태웠는데, 알고 보니 그 승객이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범죄자였다. 양 씨는 당시 이 일로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양 씨는 승객과 가방을 바라보며 “학생, 나쁜 일로 가는 거 아니죠?”라고 물었다. 이에 승객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갑자기 문을 열고 택시에서 내리려 했다.
순간 보이스피싱 범죄 가능성을 직감한 양 씨는 곧바로 차 문을 잠그고 인근 지구대로 향했다. 지구대에서 나온 경찰관들이 승객의 가방을 확인하자 가방에는 현금 2000만원이 나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 승객은 광주 등지에서 보이스피싱 조직 지시를 받고 현금을 수거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사건 당일 이 여성이 속한 조직은 현금을 건네받기 위해 앱을 통해 직접 택시를 호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씨는 “예전에 조금만 더 신경 썼다면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었다는 후회와 죄책감을 계속 갖고 있었다”며 “이번에는 수거책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뿌듯하고 한편으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여성 승객을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현금 수거를 지시한 보이스피싱 조직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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