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킬러’ 박기호 “우승해도 곧바로 건설현장 복귀”

김창금 2023. 9. 11. 09: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승하든 떨어지든 곧바로 현장에 복귀한다."

3부 출신 박기호(48)가 거침없는 4강행을 일구며 또다시 돌풍을 몰아쳤다.

4강전을 앞둔 박기호는 "매일 경기하니까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다. 하지만 기분은 매우 좋다. 8강전까지는 부담이 컸지만 이제는 마음을 좀 내려놓고 치겠다. 물론 최소한의 긴장은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박기호는 이번 투어 64강전에서 강동궁(SK렌터카), 32강전에서 찬 차팍(블루원리조트), 16강전에서 이상대(웰컴저축은행)를 꺾는 등 국내 최강의 선수들을 연거푸 제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PBA 에스와이배 4강전 모리와 대결
오태준, 4강전 마르티네스와 빅뱅
박기호. PBA 제공

“우승하든 떨어지든 곧바로 현장에 복귀한다.”

3부 출신 박기호(48)가 거침없는 4강행을 일구며 또다시 돌풍을 몰아쳤다.

2021년 트라이아웃을 통해 3부 리그(챌린지투어)에 진입했던 박기호가 10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 8강전서 유창선을 3-1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박기호는 11일 낮 12시 일본의 모리 유스케와 결승행을 놓고 다툰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박기호는 2021~22 시즌 트라이아웃을 통해 챌린지투어 선수가 됐고, 4개 투어 만에 정상에 올랐다. 본업인 건설업을 하면서 부업으로 당구 경기를 하는 게 쉽지는 않다. 박기호는 “나이도 있고, 본업이 있는데 프로에만 전념할 수 없다. 연습도 이틀에 한 번꼴로 지방 등 현장의 동네 당구장에서 한다”고 말했다.

챌린지투어 최종 순위 2위로 1부 투어에 직행한 뒤에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이유다. 직전 시즌에는 4차 투어(휴온스 챔피언십) 16강에 올랐지만, 나머지 투어에서 밀려 시즌 95위로 강등 위기까지 처했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과 승부욕은 강했고, 큐스쿨 최종 14위로 이번 시즌 극적으로 잔류한 뒤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박기호의 4강전 상대인 모리 유스케. PBA 제공

박기호는 8강전 유창선과의 경기에서는 초반 두 세트를 1-1로 팽팽히 맞선 뒤 3~4세트를 내리 따내면서 승패를 갈랐다. 3세트(15:12) 18이닝까지 접전이었으나, 4세트(15:9)에서는 8이닝에 해결했다. 이제 우승까지 남은 고비는 딱 2개다.

4강전을 앞둔 박기호는 “매일 경기하니까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다. 하지만 기분은 매우 좋다. 8강전까지는 부담이 컸지만 이제는 마음을 좀 내려놓고 치겠다. 물론 최소한의 긴장은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박기호는 이번 투어 64강전에서 강동궁(SK렌터카), 32강전에서 찬 차팍(블루원리조트), 16강전에서 이상대(웰컴저축은행)를 꺾는 등 국내 최강의 선수들을 연거푸 제쳤다. 그래서 강호 킬러다. 하지만 그는 “내가 잘 친 게 아니라 상대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말 이번 대회에서 운이 많이 따랐다”고 자신을 낮췄다.

프로리그에 전념하는 선수들과 달리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서 연습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없는 것도 탓하지 않았다. 그는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꾸준히 당구장을 찾아가 연습하고 있다. 당구대가 가는 곳마다 다르지만 그건 감내해야 한다. 내가 처한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면 만족한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4강을 넘어 우승까지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는 전화 너머로 웃으면서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당구 잘 치라고 배려해주었다. 우승하든, 못하든 대회 끝나면 곧바로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태준. PBA 제공

한편 또 다른 4강전 대진은 오태준(크라운해태)과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의 ‘가족’ 대결로 펼쳐진다.

오태준은 8강전에서 김재근(크라운해태)를 3-0으로 완파했고, 마르티네스는 8강전에서 조재호(NH농협카드)를 3-0으로 물리쳤다.

지난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오태준은 이번 대회에서 예사롭지 않은 스트로크 감각을 보여 팬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팬덤을 형성한 조재호는 특유의 경쾌한 타법으로 마르티네스와 팽팽한 대결을 펼쳤지만, 희한하게도 마르티네스에게 뒷공을 넘겨줄 때 뱅크샷하기 좋은 배치가 자주 나오면서 큐를 풀어야 했다. 반면 팀 리그에서 주춤했던 마르티네스는 통산 4회 우승을 향한 의욕에 탄력을 붙이게 됐다.

오태준과 마르티네스의 4강전은 오후 3시에 열리고, 밤 9시부터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결승전이 펼쳐진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