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 수입이 낫다" 월세 선호 임대인 늘었다

정영희 기자 2023. 9. 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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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프롭테크 업체 '직방'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올해 전세 거래 선호 응답 비율이 소폭 상승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차인은 지난해보다 전세 선호도가, 임대인은 월세 선호도가 각각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부터 31일까지 15일 간 진행됐으며 직방 앱 내 접속자 6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진=뉴시스
지난해에는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과 전세사기 피해 증가 등으로 서민들의 주거부담이 커지면서 월세 임차인의 경우 월세를 선호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월세 임대료는 오르면서 선호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으나 여전히 전세사기 등의 불안감으로 월세로 살고 싶다는 의사를 보인 월세 임차인이 더 많았다. 임대인 사이에선 월 고정적인 임대수입과 전세 보증금 반환 부담이 적은 월세를 선호하는 양상이 커졌다.

11일 프롭테크 업체 '직방'이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임대인과 임차인이 혼재된 응답자 636명의 60.4%가 전세 거래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동일한 질문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57.0%가 전세, 43.0%가 월세 거래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1년 전에 비해 전세 선호 응답 비율은 늘고 월세 선호 비율은 감소했다.

올해 응답결과를 지난해 조사와 비교했더니 전세와 월세 임차인에서는 전세를 선호한다는 거래 응답 비율이 증가했다. 월세 임차인은 여전히 월세 거래를 선호하는 비율이 더 높았지만 올해에는 전세 거래를 선호한다는 응답 비율이 37.9%에서 10.7%포인트(p) 상승한 48.6%로 집계됐다. 지난해 역전세 공포가 하반기 들어 소폭 누그러지면서 전세 거래를 선호하는 비율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임대인은 2020년, 2022년 조사와 달리 월세 거래를 선호한다는 응답 비율이 1년 전에 비해 17.4%포인트 높았다.

임대인이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매월 고정적인 임대수입이 있어서'가 56.5%로 가장 많았다. ▲계약 만기시 반환보증금 부담이 적어서(26.1%) ▲보유세 등 부담을 월세로 대체 가능해서(6.5%) ▲임대수익률이 시중 금리보다 높아서(4.3%)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조사에 비해 보증금 반환 부담에 대한 응답이 증가했는데, 이는 전세가격이 부담과 전세사기 등의 이슈로 월세를 더 선호한 수요 전환에 따라 세입자 찾기 어려워진 점과 전세 가격 하락으로 인해 보증금 반환이 어려웠던 임대인들의 상황과 맞물려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임차인의 과반수 이상(55.1%)은 매월 부담해야 하는 고정지출이 없어서 전세를 선호한다는 대답을 했다. 그 다음으로는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부담이 적어서(25.3%) ▲내집마련을 하기 위한 발판이 돼서(8.4%) ▲전세자금대출 등 금융을 통한 대출상품이 다양해서(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임차인이 월세 거래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사기, 전세금반환 등 목돈 떼일 부담이 적어서'가 35.2%를 차지했다. 이어 ▲목돈 부담이 적어서(30.9%) ▲전세대출 이자부담이 커져서(13.9%) ▲단기 계약이 가능해서(9.7%)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가장 응답이 많았던 이유는 '목돈 부담이 적다'는 것이었는데, 올해에는 전세사기 등의 불안감이 가장 크다고 답한 응답자가 크게 늘어 여전히 임차인들의 전세사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월세를 선호한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에는 2년 전에 비해 월세 거래를 선호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다시 소폭 전세 거래 선호 응답 비율이 증가했다. 오차 범위 내로 미미한 상승이지만 월세 임차인은 매월 부담하는 고정 지출 등의 요인으로 전세 거래를 선호하는 비율이 1년 전보다 10.7%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역전세 공포가 누그러지면서 전세 선호 임차인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20년 조사 결과에 비해 여전히 월세 선호 비율이 높고 전세사기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안과 해결책이 나오고 있지만 임차인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임대차 보증금을 지키기 위한 대항력 확보 노력과 함께 임차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거래시장의 투명성·안전성 확보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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