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게 온다! 허기진 영혼을 위한 문화 충전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2023. 9. 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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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배부르게 몸만 챙겨서는 2% 아쉽다. 몸도 마음도 든든한 가을을 위해 볼거리와 즐길 거리 가득한 대형 문화 행사를 엄선했다.

지난해 관람객 7만 명, 더 커진 올해는?
키아프(KIAF)·프리즈(Frieze) 서울

2022 키아프 서울 전시장 내부.
지난해부터 향후 5년간 서울에서 공동 개최하기로 한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와 세계 3대 아트페어인 영국의 '프리즈’가 올해도 서울 코엑스에서 더 커진 규모로 미술 애호가들을 맞는다. 20개국 211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키아프 서울에서는 개관 30주년을 맞은 BHAK의 윤형근 화백 회고전부터 지난 4월 서울에 분관을 오픈한 페레스 프로젝트의 딜런 솔로몬 크라우스 작가, 벨기에 뉴차일드 갤러리의 작가 마들렌 비알케 솔로 섹션 등 국내외 미술계 트렌드를 총망라한다. 이이남과 최성록 등 국내 뉴미디어 아티스트 10명의 특별전도 마련된다. 아트페어 기간 매일 두 작품씩 상영할 예정이다.
2023 프리즈 서울 제1회 아티스트 어워드 수상자 우한나-‘더 그레이트 볼룸’.
30개국 120여 곳의 세계 유수 갤러리가 작품을 전시하는 프리즈 서울도 이에 못지않다. 올해는 아시아에 기반을 둔 갤러리를 중심으로 메인 섹션을 꾸민다. 프리즈 필름, 토크, 프리즈 뮤직 등 특별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 키아프 서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토론에는 김희천 작가, 정도련 홍콩 M+ 뮤지엄 부관장 등이 참여해 K-아트, 인공지능이 미술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아트페어와 별도로 일반인에게 무료로 공개되니 관심이 있다면 자세한 일정을 키아프와 프리즈 홈페이지에서 둘러볼 것.
2023 키아프 서울 페레스 프로젝트 출품작-딜런 솔로몬 크라우스.
잘나가는 아트페어 행사 기간에는 주변에서 여러 위성 아트페어가 열린다. 영국 프리즈 주간 사치갤러리에서 진행하는 '스타트 아트페어’가 대표적인데, 지난해 프리즈 서울이 열리는 동안 스타트 아트페어가 서울을 찾아왔었다.
프라다모드 2022 두바이.
올해는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라다의 '프라다 모드’가 열린다. 프라다 모드는 음악, 예술, 음식,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문화를 결합한 순회형 소셜 클럽이다. 2018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시작돼 올해 열 번째로, 9월 5일과 6일 서울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코트에서 '다중과 평행’을 테마로 열린다. 올해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이숙경 큐레이터가 기획하고 영화 '달콤한 인생’의 김지운 감독,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 '의자 위의 남자’ 정다희 애니메이션 감독이 전시에 참여한다. 전시 외에 공연, 대담, 맛있는 요리 등 내용은 알차지만 아쉽게도 프라다로부터 초청받은 2000명만 참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 회사 필립스옥션이 서울 특별전 'Briefly Gorgeous: 잠시 매혹적인’을 9월 1일부터 9일까지 서울 삼청동 송원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 알렉산더 칼더, 데이비드 호크니 등 작가 30여 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특별전에는 20세기 & 동시대 미술, 시계 부문 등 홍콩 가을 경매의 하이라이트 작품도 소개될 예정이다.

일정 및 장소 
키아프(9월 6~10일, 코엑스 A·B홀과 그랜드볼룸을 포함한 1층 전체), 
프리즈 서울(9월 6~9일 코엑스 3층 C·D홀) 
문의 kiaf.org

아시아 유일의 디자인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021 ‘아르리베데르치_또 봐요_씨 유 레이터’-모토엘라스티코.
2005년 첫선을 보인 이래 10회를 맞는 올해는 'Meet Design(디자인을 만나다)’을 주제로 40여 개국이 참여한다. 특히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과 협업해 어워드 수상작을 이번 비엔날레에서 소개하고, 페터 제크 레드닷 CEO가 국제 학술 행사 참여차 광주를 방문한다. 이번 행사는 테크놀로지·라이프스타일·컬처·비즈니스 등 4개의 본전시를 선보인다.
2021 ‘DNA 산수’-이이남.
미래 및 일상생활 디자인, 문화와 디자인이 만난 K-컬처, 글로벌기업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둘러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00% 대면으로 열리는 만큼 특별히 체험거리에도 신경 썼다. '메타버스로 즐기는 디자인비엔날레’, 르노코리아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디자인 워크숍, 어린이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 '나는야 리틀큐레이터’, 가드너와 함께하는 정원 투어 등 색다른 이벤트가 가득하다.

일정 9월 7일~11월 7일
장소 광주비엔날레전시관, 광주시립미술관

쉽게 볼 수 없는 국제 공연을 서울에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익스트림 바디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올해 23회를 맞아 '경계 없는 질문들’을 주제로 향연을 벌인다. 예술과 기술, 국가와 지역, 기존 시스템의 경계를 허무는 연극과 무용, 다원 예술, 체험형 공연 등 19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개막작인 프랑스 샤요 국립무용극장의 '익스트림 바디’는 서커스, 클라이밍 등 스포츠적인 요소를 활용해 무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안한다. 프랑스의 사운드 아티스트 프랑크 비그루가 선보이는 '플레시’도 눈에 띈다. 음악과 무용, 시각적인 퍼포먼스가 결합된 융합 공연이다. 입장권 하나만 필요한 일반 페스티벌과 달리 모든 공연은 각각 예매해야 한다. 보다 알뜰하게 다양한 공연을 맛보고 싶다면 연극(‘노셔널 히스토리’ '베케트의 방’ '이장’), 무용(‘익스트림 바디’ '플레시’ '조동’ '웰컴투유어코리아’), 구자하 작가의 하마티아 3부작(‘롤링 앤 롤링’ '쿠쿠’ '한국 연극의 역사’) 등 패키지 티켓을 이용해보자. 정가보다 35% 할인된다.

일정 10월 6~29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정동극장-세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여행자극장 등 

K-소리의 매력에 빠질 시간
전주세계소리축제

2022 바트 파두
경계가 허물어진 융합의 시대다. 판소리와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이미 2001년부터 다양성과 조화를 추구해왔다. 올해는 '상생과 회복’을 키워드로 해외 13개국이 참여해 89개 프로그램, 총 105회 공연을 펼친다. 이번 축제의 큰 변화는 대표 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 마당’의 세분화다.
왕기석 명창
원로 명창들의 '국창열전 완창판소리’와 젊은 소리꾼들의 '라이징스타 완창판소리’ '청춘예찬 젊은 판소리’로 깊이 있게 파고든다. 융합을 통한 확장에도 진심이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그의 유일한 제자 장한나가 11년 만에 한국에서 합동 공연을 연다. 또 캐나다 앙상블 '콘스탄티노플’의 지중해 고음악과 소리꾼 정상희의 판소리가 어우러지고, 공연예술가 이자람이 우리 소리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들려준다. 야외 공연은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일정 9월 15~24일 
장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주한옥마을, 전북 14개 시군 등

‘포서방’의 첫 내한 콘서트
포스트 말론 월드투어

미국 출신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인 포스트 말론이 드디어 한국에 온다. 2015년 데뷔한 포스트 말론은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총 1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고 아티스트’를 포함해 9관왕에 오른 세계적인 팝 스타다. 지난해 아빠가 된 그는 공식적으로 한국인 여자 친구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으나 최근 가족 3명이 함께 목격된 바 있다. 이번 내한 공연은 정규 5집 앨범 'AUSTIN’ 발매를 기념해 여는 월드 투어의 일환이다. 메가 히트곡 'rockstar’와 'Circles’, 신곡 'Chemical’ 등 총 23곡을 준비했다. 다만 대형 공연장을 대관하지 못해 일산 킨텍스 1전시장 4홀과 5홀을 통합해 3만 명 규모 공연장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팬들의 우려가 있었다. 공연 주최 측에 따르면 계단식 가변 좌석을 만들어 시야각을 확보한다고 하니 걱정은 접어두고 신보 들으며 떼창 준비할 일만 남았다. 신보의 기타 연주에 귀 기울여 들어보길. 학창 시절 록 밴드로 활동한 적 있는 포스트 말론은 이번 앨범 전곡의 기타 파트를 직접 연주했다.

일정 9월 23일 
장소 일산 킨텍스 1전시장 

사진제공 유니버설뮤직, 키아프 사진출처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라이브네이션코리아 프리즈서울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프라다그룹 홈페이지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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