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4세 국대 사이드암의 성장통…20%까지 올렸는데 ERA 4.74, 시간 필요한데 AG '눈 앞'[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변화구 비중이 20%는 들어가줘야…”
LG 국대 사이드암 정우영(24)은 올해 극심한 성장통을 겪는다. ‘투심 원 피처’의 한계를 느꼈고, 변화구 장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볼 빠른 사이드암이란 희소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정우영은 다양성이란 새로운 키워드를 맞이했다. 당연히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
57경기서 5승5패11홀드 평균자책점 4.74 2019년 데뷔하자마자 승승장구한 모습과 딴판이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어차피 정우영이 한번 겪어야 할 시련이라고 본다. 본인도 코칭스태프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10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우영이는 변화구 비중을 20%까지 올려야 한다. 어려울 땐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싸우는데 결과는 계속 안 좋게 나온다. 투심을 살리려면 구종을 추가해야 한다. 몇 년을 던졌고, 타자들은 그것만 노리니 피안타율이 올라간다”라고 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정우영 투심의 피안타율은 작년 0.225서 올해 0.319로 올랐다. 그래서 정우영도 2군에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연습하는 시간을 갖고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변화구 습득과 장착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아주 간단하게 해내는 투수들도 있지만, 그건 그 투수의 재능이다. 일반적으로 구종 장착은 절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정우영은 올해 슬라이더 구사율을 19.6%까지 올렸다. 작년엔 7.6%였다. 피안타율도 작년 0.313서 올해 0.238로 떨어졌다. 슬라이더 장착 및 퀄리티 상승 효과는 분명히 확인된다. 단, 염 감독 말처럼 중요한 순간엔 결국 투심을 던진다.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이다 보니 극적인 반전이 나타나지 않는다.
10일 광주 KIA전도 그랬다. 염 감독은 7-7 동점이던 7회말 시작과 함께 정우영을 올렸다. 결국 정우영이 해내야 한다고 보고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타격감 좋은 박찬호가 정우영의 투심을 노리고 있었다. 정우영은 투심을 연속 다섯차례 구사하다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김도영 타석 초구 투심에 곧바로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정우영의 약점(슬라이드 스텝)이 집약된 장면들. 결국 박찬호는 이날 결승득점을 올렸다.
애당초 염 감독은 커브를 얘기했다. 가장 빠른 투심과 가장 느린 커브를 섞을 때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기 가장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브 장착은 어려움을 겪는 듯하다. 구사율 1.3%. 연습 중이되 실전서 높은 비중을 가져가긴 어렵다고 봤을 수도 있고, 슬라이더에 좀더 집중하고 있을 수도 있다.
염 감독은 나아가 투수들이 디테일한 투구 루틴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펜에서 롱런하는 투수의 필수요건. 염 감독은 “내가 안 좋을 때 어떻게 변화구를 던지고, 어느 타깃을 보고 공을 던져야 하는지 디테일하게 정립돼야 한다. 직구가 뜨면 ‘낮게 낮게 던져야지’라고만 생각한다. 어떻게 던져야 낮게 가는지 루틴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게 정리가 안 되면 실전서 흔들린다”라고 했다.
정우영은 데뷔 후 쉼 없이 315경기에 등판했다. 동년배 불펜투수들 중에선 1군 경험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러나 아직 24세다. 베테랑 불펜은 아니다. 염 감독의 말대로 성장이 필요하고, 또 성장을 위해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분은 염 감독도 인정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대표팀 소집도 11일 남았다. 11일간 극적으로 좋아지기 어렵다면, 정우영을 잘 아는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지금으로선 대표팀에서의 활용법도 애매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염 감독은 정우영을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염 감독은 “고우석과 정우영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들이니까 국가대표팀에 뽑히는 것이다. 이 선수들을 얼마나 빨리 살려내느냐가 중요하다. 남은 게임서 중요하고 아시안게임 가서도 중요하고 돌아와서 포스트시즌서도 이 선수들은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카드들이다. 팀에도 엄청 중요하다. 코칭스태프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