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스탁 페스티벌’, 각종 잡음 속 파행 조짐 [이슈&톡]

김지하 기자 2023. 9. 1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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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스탁 페스티벌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우드스탁 뮤직 앤 아트페어 2023’(이하 우드스탁 페스티벌)가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스 운영을 놓고 소상공인들과 하청 업체 사이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 이 과정에서 원청과 하청 업체들 간 소통 부재와 준비 소홀, 운영 미숙 등 허점이 함께 드러나며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미국의 전설적인 록 페스티벌이자 대중음악 축제의 시초로 불리는 세계적 음악 행사다. 이 페스티벌이 정식 판권 계약을 맺고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 열리는 것은 한국이 최초로 ‘역사적 의의’를 가진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행사는 당초 지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포천 한탄강 다목적광장 일대에서 개최 예정이었다. 우드스탁 벤쳐스와 IP 계약을 맺고 주최, 주관사로 나선 에스지씨(SGC) 엔터테인먼트는 “한국전쟁 휴전 70주년을 기념해 ‘자유와 평화 그리고 사랑’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탄강 일대의 자연 속에서 열린다”라며 이 행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수개월 전부터 라인업 발표도 이어졌다. 윤미래, 타이거JK, 슈퍼주니어 예성과 려욱, 공일오비, 다이나믹듀오, 인순이, 이은미, 안치환, 부활, 김경호, 김완선, 린, 노브레인, 육중완밴드, 레이지본, 팔로알토, 알리, 다섯손가락, 김도균, 사랑과 평화, 여행스케치, 웅산, 태양, 박정현, 전인권, 크라잉넛, 유미, 선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등 60여 팀이 출연 예정이었다.

주최사는 음악 무대 외에도 미디어 파사드, 마술쇼와 F&B(푸드 앤 비버리지) 부스, 캠핑존 등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동반된 행사라고 내세우며 관심을 당부했지만, 일정 정리에서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행사 개최 2주를 앞둔 지난 7월 14일 주최 측은 돌연 ‘일정 연기’ 입장을 밝혔다. “장마철 관객 안전사고 및 관객들의 편의”를 위한 결정이라며 “연기와 함께 국내는 물론 해외 라인업 역시 대폭 보강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초 연기한 날짜는 오는 10월 5일부터 9일까지였다.

지난 8월 18일, 에스지씨 엔터테인먼트는 또 한차례의 일정 변경을 공지했다. 같은달 1일부터 3일까지로 당겨졌고, 장소도 한탄강에서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으로 바뀌었다. 약속했던 라인업 보강은 없었다. 오히려 기존 라인업에서 선미와 윤미래, 타이거JK , 태양 등 굵직한 가수들이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은 행사가 가진 의미를 강조하며 흥행을 자신했다. 임진각으로 바뀐 장소 역시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기념에 최적이라고 내세웠다.

하지만, 주최 측의 자신감과는 달리 ‘우드스탁 페스티벌’에는 행사 진행과 관련한 크고 작은 잡음들이 존재했다.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부스 입점 사기’ 의혹이다.

에스지씨엔터테인먼트가 쓴 대행사 크레이지 깨비가 중소상공인상생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와 부스 관리 계약을 체결했는데, 연합회가 소상공인들과 부스 계약 등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날짜가 변경되며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졌지만, 소상공인에 보증금과 자릿세 등의 반환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수억 원대의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A씨는 최근 서울 구로경찰서에 연합회 회장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B씨는 “대행사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해 억울한 부분이 있다”라며 피해금 반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크레이지 깨비 측은 B씨가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소상공인들로부터 돈을 받은 것 부터가 문제”라며 “조사가 이뤄지면 이 계약이 합당한 지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A씨의 피해 호소 과정에서 ‘뒷돈’ 요구 등 부정 의혹도 나왔다. B씨가 보증금 2억 원을 1억 원으로 임의 조정해주는 대신, 현금 3000만 원을 요구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B씨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A씨는 전달을 앞둔 현금 뭉치를 촬영해둔 사진 등을 토대로 연합회 측의 부정을 주장하고 있다.

고소를 앞두고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주최사 측에 관련 상황에 대한 확인을 요구했지만, 이 과정에서 소통 부재만 드러났다. 주최사는 연합회나 B씨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며, 사실상 대행사인 크레이지 깨비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지난 8월 3일 우드스탁 행사 운영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와 같은 상황을 알린 바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주최사의 말처럼 B씨와 직접 계약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상황을 바라보는 페스티벌 업계 관계자들은 의아함을 드러내고 있다.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할 주최사가 이러한 상황을 행사를 한 달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파악했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주최사가 하청에 재 하청을 주는 복잡한 운영 방식을 택했지만,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며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하청 업체들은 사실상 당일 기사를 통해 일정 연기 사실을 접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주최사에서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라며, 주최사가 일방적으로 일정을 변경하고 티켓 가격을 조정해 통보하는 형태라면 하청 업체들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업체와 F&B 사업체들 간 하위 계약 건들이 존재하기 때문, 일정 변경 등에 따른 금전적 사고가 불가피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A씨 외에도 부스 계약 피해자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주최 측과 대행사는 뒤늦게 소상공인들에게 부스 운영 의사를 묻고 있다. 하지만 A씨 등이 이를 거절하며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운영 미숙 우려도 제기된 상태다. 페스티벌이 한 달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안전 관리 준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공연 계약에는 대체로 대관 계약이 체결돼 있더라도 안전 관리가 미비해 행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거나, 가수 섭외, 티켓 판매가 지나치게 저조하면 공연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이 존재한다. ‘우드스탁 페스티벌’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역사적인 페스티벌이 이러한 우려를 딛고 정상적으로 막을 올릴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에스지씨 엔터테인먼트]

우드스탁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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