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워치&주얼리를 사는 것

서울문화사 2023. 9.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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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워치&주얼리를 사는 풍요로운 경험에 대하여.

“우리는 물건과 함께 사랑과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발명했다. 사랑과 선물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사람은 위기를 맞아도, 비가 와도 사랑을 한다.” 몇 년 전 한 럭셔리 시계 브랜드 CEO가 한 말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봐도 이 말에는 현대사회의 한 측면을 꿰뚫는 면이 있다. 우리가 갖고 싶어 하고 고민하다 결국 집으로 가져와서 오래 간직하는 시계나 주얼리는 결국 우리가 만들어낸 성공과 이야기의 증표다. 누군가에게 혹은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 혹은 무언가에 대한 사랑. 그러니 귀한 물건을 사는 일은 사람의 삶에서 극적인 행동이 될 때가 있다. 극의 4요소는 무대, 배우, 관객, 희곡이다. 이걸 워치&주얼리 쇼핑에 대입하면 물건을 구매하는 장소가 쇼핑의 무대가 된다.

백화점에도 대체 불가능한 고유의 요소가 있다. 세태의 파도에서 살아남은 곳에는 반드시 비결이 있다. 그 비결이 모이며 노하우가 생기고, 그 노하우가 쌓여 비교 불가능한 장점이 된다. 한국에서 고급 워치&주얼리를 구매할 때 백화점이 그런 곳이다. 구매 경험을 거듭하다 보면 깨닫는다. 한국 소비자가 한국에서 쇼핑을 한다면 백화점 이상의 대안이 없다. 백화점에서 고급 워치&주얼리를 살 때의 여러 장점이 있으며, 그 장점을 한마디로 말하면 쾌적함이다.

백화점에서 워치&주얼리를 쇼핑할 때 가장 좋은 건 실물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당연한 말 같지만 실구매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의 의미를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고급 워치&주얼리 같은 고가품은 아무래도 일상생활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물건이다. 전자상거래를 하듯 사진으로 보고 쉽게 구매를 결정하기 어려운 제품이기도 하다. 개별 상품 특유의 색이나 표면, 세부 처리 등의 디테일 때문이다. 모든 금속가공품은 곡면이나 각면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워치&주얼리 브랜드는 폴리싱이나 브러싱 등의 감도가 조금씩 다르다. 요즘 고급 시계의 소재로 많이 쓰는 스테인리스틸도 마찬가지다. 브랜드마다 각을 주는 방법과 반사광을 내는 정도가 조금씩 다르다. 로즈 골드나 핑크 골드는 조금 더 미묘하다. 브랜드마다 각자의 소재 배합 비율에 따라 로즈 골드의 색 자체가 조금씩 달라진다. 자신이 특정 구매 제품에 대해 확실한 기호나 풍부한 경험을 가진 게 아니라면 따로 시간을 내더라도 매장에 직접 가서 실물을 보는 게 효율적인 결정이다.

백화점 매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나는 그냥 보기만 할 거고 아직 마음은 못 정했는데 그냥 들어가도 괜찮을까. 백화점의 워치&주얼리 매장은 왠지 아무나 가지 못하는 곳 아닐까. 그렇지 않다. 백화점에서 제품을 사는 또 하나의 장점은 훈련과 교육을 받은 전문 판매인이 고객을 응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현장 판매 사원 중에서도 백화점의 판매 사원은 오랫동안 판매 경험과 훈련을 쌓은 사람들이다. 만에 하나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없을지라도 상담을 받아도 괜찮다. 판매 담당자 입장에서 구입을 하지 않았더라도 접객 연습을 할 기회가 생기고, 그 연습은 결국 판매 사원의 잠재 고객으로 이어질 테니까.

고급 워치&주얼리의 현장 판매 사원은 단순한 판매원이 아니다. 워치&주얼리 제품군만의 특수성 때문이다. 이 분야는 몇 가지 이유로 제품 관련 정보가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검색을 아무리 해도 해당 제품에 대해 정말 중요한 정보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현장 판매 사원은 제품의 실구매자와 그들의 반응을 알고 있는 실질적 현장 전문가이자 친절한 구매 가이드다. 브랜드의 역사, 해당 브랜드 제품만의 특별함 등 검색하고 일부러 찾아야 하는 것들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업계에도 최신 트렌드가 있다. 고가 워치&주얼리 브랜드는 해당 매장의 사소한 집기에도 브랜드의 철학을 담는다. 이렇게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사람 역시 일선의 판매 사원뿐이다.

 

“사랑과 선물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사람은 위기를 맞아도, 비가 와도 사랑을 한다.”

많은 백화점 중 현대백화점에서 사면 좋을 이유도 있다. 이 글을 읽는 분이 2030 젊은이라면 특히 좋을 소식이다. 현대백화점은 젊은 구매 고객을 위한 별도의 VIP 프로그램 ‘클럽 YP’를 운영한다. 20세 이상 39세 이하 현대백화점 고객 중 연간 현대백화점카드 적립 금액이 3천만원 이상이거나 당사 자체 기준에 따라 선정되면 ‘클럽 YP’ 멤버가 된다.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있는 전용 라운지 이용권, 전용 디저트, 무료 발레파킹(월~금 1일 1회), 상시 할인, 아시아나항공 패스트트랙 수속 이외에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백화점 측에서도 고객의 경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내가 무슨 백화점 VIP를’이라고 생각하는 건실하고 검소한 2030이 있을 수도 있겠다. 바로 당신 같은 사람들이 백화점에서 큰 소비를 해야 할 때가 한 번은 온다. 결혼이다. 결혼은 개인의 소비 역사에서 손꼽힐 만큼 큰 지출을 한 번에 하는 이벤트다. 그때 신뢰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인 백화점에서 집중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 혼수를 마련하는 김에 VIP로 선정될 수 있으니 소비를 한 바구니에 모으는 것이다.

이 모든 혜택에 더 현대적인 소비생활을 위한 현대백화점의 깊은 고민이 있다. 오늘날의 럭셔리 쇼핑 경험은 단순한 구매를 넘어 해당 브랜드 콘텐츠 체험이라는 경험 소비의 방향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시대 흐름을 읽고, 백화점의 기존 기능이었던 구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 콘텐츠 체험관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기존 매장은 내부 리뉴얼을 거쳐 고객에게 남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워치&주얼리 부문을 전문관화하려는 노력에도 열심이다. 그 결과 한국에서 보기 쉽지 않던 그라프나 부첼라티 등이 현대백화점에 자리했다. VIP 마케팅에서 매장 리뉴얼과 차별화된 브랜드 선정까지, 현대백화점의 노력에는 이런 시대 분석이 들어 있다.

현대사회에서 워치&주얼리를 구매한다는 건 세속 생활의 이벤트 중 하나가 되었다. 워치&주얼리 쇼핑의 모든 것은 때로 무료한 삶의 작은 에피소드가 되어준다. 보석 매장 앞에서 서성거리는 기분, 매장의 푹신한 의자에 앉아 초밥 요리사가 쥐어주는 초밥을 바라보듯 이런저런 제품을 바라보는 기분, 내 눈앞에 온 제품을 차볼 때 금속의 온도감, 몇 개씩 제품을 감아보면서 알게 되는 내 피부색과 잘 어울리는 색감, 고민하다가 구매를 결심하는 순간, 판매 담당자가 구매를 결정한 물건을 가져와서 비닐을 떼어주는 풍경, 그 모든 추억이 담긴 작은 쇼핑백을 들고 문을 나서는 기분. 바로 그 기분을 생각하며 사람들이 하루를 견디고 몇 년을 참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삶이나 추억을 기념하는 물품을 사는 거니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기념하고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있다. 좋은 코스 요리를 즐기거나 평소 가던 곳보다 조금 더 좋은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누군가는 멋진 워치&주얼리를 산다. 내 삶은 내가 연출하고 내가 쓰는 극본에 내가 출연하는 극 같은 것. 이야기에 스스로를 축하하는 장면이 있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 백화점에서 좋은 시계나 보석을 하나쯤 사는 걸로 하면 어울리지 않을까. 이를테면 반차를 내고 볼일을 본 뒤 현대백화점에서 모처럼 마음먹고 좋은 주얼리를 사는 목요일 오후 같은 것. 그런 시간들이 쌓이며 삶의 풍요로운 추억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 아닐까.

현대백화점은 당신의 기념비적인 한때를 위해 준비된 장소다. 이 글의 처음에 인용한 어느 럭셔리 브랜드 CEO의 말처럼, 사랑과 선물은 절대 없어지지 않으니까. 사람은 위기에 처해도 비를 맞아도 사랑을 하고 선물을 주니까. 언제라도 누구에게든 사랑을 담은 선물을 주고 싶을 때 현대백화점이 있을 것이다.

Editor : 박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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