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계약증권 1호' 철회에 조각투자업계 가격산정 '신중'

백지현 2023. 9.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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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아트, 증권신고서 자진 철회.. 가격산정 논란
증권신고서 제출 앞둔 경쟁사들 객관성 제고 노력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 1호였던 투게더아트가 20일만에 신고서를 자진 철회했다. 기초자산인 미술작품 매입과 가격 산정 과정에 모회사인 케이옥션이 연관돼 있어 객관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토큰증권 발행을 준비 중이던 다른 조각투자업체들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감독당국의 허들을 넘기 위해 대형 감정법인을 선정하는 등 투자자 보호 강화에 나섰다. 

/그래픽=비즈워치

투게더아트, 가격 산정 논란에 20일만에 신고서 철회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투게더아트는 지난달 31일 증권신고서를 철회했다. 앞서 8월 11일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20일만에 이를 자진해 거둬들인 것이다. 투게더아트 측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 다시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제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투게더아트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재 면제, 즉 정식 투자계약증권 인정을 받은 5개 조각투자업체 중 하나로 제일 먼저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접수해 주목받은 곳이다. 

시장에서는 투게더아트의 증권신고서 자진 철회 배경에 기초자산의 가격산정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투게더아트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기초자산으로 선정된 스탠리 휘트니의 미술작품 '스테이 송(Stay Song) 61'의 작품 감정가는 7억2000만원으로 산정됐다. 발행제비용 7920만원을 합산한 공모총액은 7억9920만원이다. 투게더아트가 미술품을 취득, 관리하고 있다가 10년 내 매각을 통해 투자자에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가격 논란이 빚어진 건 작품 매입처가 모회사인 케이옥션이라는 배경 때문이다. 케이옥션은 투게더아트의 지분 44.07%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더욱이 소규모 감정평가법인에서만 단독으로 감정을 받은 부분도 지적을 받았다. 감정을 맡은 다안감정평가법인은 가격 산정을 위해 2013~2023년까지 10년간 이뤄진 83건의 스탠리 휘트니 작품 낙찰사례를 참고했는데, 이때 외부자문기관으로 케이옥션을 선정했다. 

모회사 입김이 불가피한 정황 속 가격 산정에 있어 객관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한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이드가 없는 상황이고 처음이라 관심이 집중됐지만, 정량적인 지표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가격 산정 객관성 제고에 힘쏟는 경쟁사들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1호였던 투게더아트가 한발 뒤로 물러서자 발행을 준비 중이던 조각투자업체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다음 주자들은 가격 산정 방식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우선 미술품 조각투자업체인 열매컴퍼니는 이번주에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열매컴퍼니는 최초로 미술 공동투자 플랫폼인 아트앤가이드를 만든 회사다. 기초자산 감정평가를 300명 이상의 인력을 둔 통일감정평가법인에 의뢰했다. 또한 회계법인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서 감정을 추가로 거쳤다. 아울러 작품이 위작으로 드러나거나, 발행사가 도산했을 때 등 유사시를 대비한 투자자보호 기금도 당국에서 지시한 발행액 대비 5%보다 높은 비율인 10% 적립하기로 했다. 

또 다른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인 소투를 운영하는 서울옥션블루도 작품 선정 마무리 과정에 들어갔으며 이달 내 신고서 제출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옥션블루 관계자는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중에서는 'ISMS'라는 국가공인 정보보호 보안체계 관련 인증을 취득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했다"며 "내부에서 전담 부서가 작품 선정과 감정평가 방식을 신중히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달 제출이 유력한 테사는 복수의 외부기관에서 감정평가를 받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뮤직카우가 아직 사업을 재개하지 못했고 투게더아트가 증권신고서 철회하는 상황에서 부담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토큰증권 관련 법이 추진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연내에는 발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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