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볼판정' 이겨낸 배지환, '1루→단번에 환상 홈 쓸기' 야생마로 변신! 팀 패배 속 유일하게 빛났다 [PIT 리뷰]

김우종 기자 2023. 9. 1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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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배지환의 11일(한국시간) 수비 모습. /AFPBBNews=뉴스1
배지환.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배지환(24)이 황당한 볼 판정도 이겨내며 값진 안타를 쳐냈다. 이어 마치 야생마 같은 환상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치며 단번에 홈플레이트를 쓸어 버렸다. 헬멧이 벗겨지는 건 기본. 가히 인간의 스피드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주루 플레이였다.

배지환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펼쳐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배지환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50에서 0.245로 다시 내려갔다. 이날 경기를 마친 배지환은 9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5(282타수 69안타) 2홈런 26타점 46득점 2루타 14개, 3루타 1개, 26볼넷, 73삼진, 22도루(7도루 실패) 출루율 0.306, 장타율 0.323, OPS(출루율+장타율) 0.629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vs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발 라인업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배지환(2루수)-브라이언 레이놀즈(좌익수)-키브라이언 헤이즈(지명타자)잭 스윈스키(중견수)-리오버 페게로(유격수)-조쉬 팔라시오스(우익수)-재러드 트리올로(3루수)-알폰소 리바스(1루수)-제이슨 딜레이(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4승 4패 평균자책점 4.90을 마크했던 루이스 오티즈.
이에 맞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로널드 아쿠나 주니어(우익수)-오지 알비스(2루수)-오스틴 라일리(3루수)-맷 올슨(1루수)-마르셀 오수나(지명타자)-에디 로사리오(좌익수)-트래비스 다노(포수)-올랜도 아르시아(유격수)-마이클 해리스 2세(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전날(10일)과 비교해 포수만 션 머피에서 트래비스 다노로 바뀌었다. 선발 투수는 올 시즌 1승 1패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 중이었던 앨런 위넌스.
배지환은 1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초구와 2구째 바깥쪽 볼을 잘 골라낸 뒤 3구쨰 높은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봤다. 4구째는 몸쪽 깊숙한 볼. 이어 5구째 바깥쪽 89.8마일(144.5㎞) 싱커를 받아쳤으나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타구가 한 번 튀면서 투수 글러브에 들어갔고, 배지환도 무리해서 전력 질주를 펼치지는 않았다.
배지환은 양 팀이 여전히 0-0으로 맞선 3회초 두 번째 타석을 밟았다. 초구 3루 쪽으로 빗맞는 파울을 기록한 뒤 2구째 몸쪽 높은 볼을 잘 골라냈다. 3구째는 몸쪽으로 뚝 떨어지는 79.3마일(127.6㎞) 슬라이더에 파울팁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이어 4구째 낮게 떨어지는 83.9마일(135㎞) 체인지업을 예쁘게 밀어 쳤으나 좌익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 황당한 초구 볼 판정에 잠시 숨을 고른 배지환→깨끗한 안타→야생마 질주로 팀에 선취점 안기다
그리고 6회초. 배지환의 진가가 발휘됐다. 위넌스의 초구 88.2마일(141.8㎞) 싱커가 배지환의 몸쪽으로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그런데 빌 밀러 주심이 이를 스트라이크로 선언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게임데이에 따르면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서 반 개 정도 빠진 것으로 나왔다. 배지환은 아쉬운 듯 잠시 먼 곳을 응시한 뒤 마음을 고르며 타석에 다시 섰다. 2구째는 높은 볼. 결국 3구째 88마일(141.6㎞) 싱커를 받아쳐 유격수와 2루수 사이로 빠져나가는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1루에 나간 배지환은 애틀랜타 1루수 맷 올슨과 가볍게 미소를 교환하며 인사를 나눴다.
6회 배지환을 상대로 던진 위넌스의 초구가 몸쪽에서 반 개 정도 빠진 모습이다. /그래픽=MLB.com 게임데
계속해서 1루 견제가 한 차례 이어진 가운데, 후속 레이놀즈가 때린 공이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며 펜스까지 통통 굴러갔다. 피츠버그의 런 앤드 히트 작전이 걸린 것도 아니었다. 또 도루 시도도 하지 않았다. 배지환은 뛰는 척만 하다가 멈춘 뒤 타구가 빠져나가는 것을 보자마자 폭풍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미 2루를 돌 때부터 홈으로 돌진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였다. 3루를 돌기 직전 배지환의 헬멧이 벗겨졌고, 잠시 후 엄청난 흙먼지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일었다. 슬라이딩 세이프 성공. 상대의 중계 플레이가 이어졌지만, 배지환의 발이 더 빨랐다. 마치 야생마를 연상시키는 폭풍 질주. 팀에 값진 선취점을 안긴 순간이었다.

배지환은 팀이 2-5로 뒤진 8회초 선두타자로 네 번째 타석에 섰다. 애틀랜타 투수는 A.J. 민터. 배지환은 초구 높은 존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뒤 2구째 바깥쪽으로 빠진 공과 3구째 역시 바깥쪽 높은 공을 잘 골라냈다. 4구째는 바깥쪽 존에 절묘하게 걸친 스트라이크. 5구째 96.2마일(154.7㎞) 강속구에 백네트 쪽으로 파울을 기록한 뒤 6구째 높은 볼도 잘 골라냈다. 하지만 7구째 바깥쪽 높은 코스로 파고든 95.5마일(153.7㎞) 속구에 배트가 뒤늦게 돌아가며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애틀랜사 선발 앨런 위넌스가 11일(한국시간) 피츠버그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샌디에이고 선발 오티즈가 11일(한국시간)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아쿠나 주니어의 7회 2타점 적시타 순간. /AFPBBNews=뉴스1

한편 이날 경기 초반 양 팀의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진 가운데, 6회초 피츠버그가 선취점을 뽑았다. 배지환의 폭풍 질주에 이어 2사 후 스윈스키가 중전 적시 2루타를 작렬, 2루 주자 레이놀즈를 홈으로 불러들였다.(0-2) 그러자 애틀랜타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6회말 선두타자 아쿠나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알비스가 2루 땅볼에 그쳤으나, 라일리가 좌전 안타를 쳤다. 여기서 피츠버그는 투수를 오티즈에서 전날 1이닝만 던지고 승리를 챙겼던 라이언 보루키를 투입했다. 하지만 폭투가 나오면서 주자들의 진루를 허용한 가운데, 올슨을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이 사이 3루 주자 알비스가 득점했다.(1-2)
피츠버그가 7회초 무사 3루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한 가운데, 7회말 애틀랜타의 공격. 여기서 애틀랜타는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5-2로 뒤집었다. 1사 후 피츠버그가 투수를 콜린 셸비로 교체한 상황. 다노까지 3루 땅볼 처리하며 2아웃을 잘 잡아냈다. 하지만 이후 흔들렸다. 아르시아에게 볼넷, 해리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고 아쿠나 주니어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3-2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해서 알비스의 우전 안타와 라일리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은 뒤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 올슨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점수는 5-2로 벌어졌다. 결국 애틀랜타는 8회 민터, 9회 레이셀 이글레시아스를 각각 올리며 3점 차 리드를 잘 지켜냈다.
이날 트루이스트 파크에 총 3만 9071명의 관중이 찾은 가운데, 경기는 2시간 25분만에 끝났다. 피츠버그 선발 오티즈는 5⅓이닝(73구) 3피안타 2볼넷 1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다했으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패전 투수는 세 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셸비로 ⅓이닝 3피안타 1볼넷 4실점(4자책)을 마크했다. 피츠버그는 레이놀즈와 팔라시오스가 멀히티르를 기록하는 등 애틀랜타와 마찬가지로 7안타를 때려냈으나, 집중력 부족으로 고개를 숙였다.

반면 애틀랜타는 선발 위넌스가 6⅓이닝(86구) 6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으나, 점수가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승리를 챙기진 못했다. 두 번째 투수 브래드 핸드가 ⅔이닝 퍼펙트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올 시즌 4승(1패) 달성. 애틀랜타는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93승 49패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압도적인 선두다. 승률 0.655로 메이저리그 전체 구단 중 1위. 반면 피츠버그는 전날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66승 77패(승률 0.462)를 마크했다. 순위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다.

애틀랜타 맷 올슨이 7회 2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AFPBBNews=뉴스1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가 7회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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