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OPS 1.109’ 양석환 완전 부활...그 이상 빛난 ‘동업자 정신’ [SS시선집중]

김동영 2023. 9. 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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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석환(왼쪽 두 번째)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전에서 4회초 수비 도중 1루 베이스를 교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사진 | 잠실=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두산 양석환(32)이 대포를 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살짝 페이스가 처졌다가 9월 들어 살아났다. 팀 전체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홈런 이상으로 빛난 부분이 있다. ‘동업자 정신’이다.

양석환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주말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 3타점 2득점 1도루를 생산했다.

양석환의 활약 속에 두산도 8-2의 대승을 거뒀다.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6이닝 1실점(비자책)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12승을 따냈고, 양석환 외에 강승호, 호세 로하스, 김재환 등이 활약하며 다득점에 성공했다.

두산 양석환(왼쪽)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전에서 5회말 좌월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 | 잠실=연합뉴스


이날 양석환은 3-0으로 앞선 5회말 좌월 3점 홈런을 폭발시키며 단숨에 6-0을 만들었다. 3점이면 살짝 불안할 수 있었다. 6점은 이야기가 다르다. 두산이 한결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시즌 19호 홈런이었다. 7일 잠실 KIA전 이후 사흘 만에 다시 대포를 쐈다. 지난 8월13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17호 홈런을 날린 후 25일 만에 18번째 아치를 그렸다. 19호는 훨씬 이른 시점에서 터졌다.

이를 포함해 9월 들어 방망이가 뜨겁다. 8경기에서 타율 0.379, 2홈런 7타점, 출루율 0.419, 장타율 0.690, OPS 1.109를 찍고 있다.

8월 성적이 23경기, 타율 0.241, 3홈런 18타점, 출루율 0.317, 장타율 0.414, OPS 0.731이다. 확연히 달라진 수치다. 덕분에 두산도 막판 5강 진입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 양석환(왼쪽 두 번째)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전에서 4회초 수비 도중 1루 베이스를 교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사진 | 잠실=연합뉴스


경기 후 만난 양석환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사이클이 있다. 좋을 때가 있고, 아닐 때도 있다. 계속 안 좋았다. 이제 좋은 사이클로 가는 구간이라 생각한다.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담담히 설명했다.

홈런에 대해서는 “20홈런도 결국 쳐야 치는 것이다. 나는 홈런 20개는 쳐야 메리트가 있는 선수다. 별다른 것은 없다. 언제나 최소 20개는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많이 이기려면 홈런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쳐야 하는데 마음대로 안 된다. 17호에서 18호까지 3주 이상 걸렸다. 홈런이 나올 때는 자주 나오는 편이다. 안 나오면 또 한동안 안 나온다. 때 되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짚었다.

두산 양석환(왼쪽)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전에서 5회말 좌월 3점 홈런을 때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 | 잠실=연합뉴스


성적 외에 다른 부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3-0으로 앞선 4회초 수비에서 그랬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양석환이 미트까지 벗은 상태로 1루 베이스를 계속 밟았다.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야 할 베이스가 흔들렸다. 심판들이 와서 상태를 살폈고, 양석환은 베이스를 뽑아 높이 들어 보였다. 베이스 안쪽을 지탱하는 철제 구조물이 휘어진 것이 보였다.

바로 베이스를 교체했다. 양석환과 심판들이 발로 밟아보면서 상태를 살폈다. 이상 없는 것이 확인된 후 경기가 재개됐다.

양석환은 “전 타석(3회말)에서 1루를 밟을 때 이상하다고 느꼈다. 지금은 부상에 민감한 시기다. 베이스 때문에 다칠 수도 있다.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다치면 억울하지 않나”고 설명했다.

두산 양석환(왼쪽 두 번째)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전에서 5회말 좌월 3점 홈런을 때린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잠실=연합뉴스


또한 “타자가 타격 후 1루로 달리고, 나도 1루를 커버한다. 투수가 커버를 위해 들어올 수도 있지 않나. 부상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교체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팀만 생각한 것이 아니다. 상대 팀까지 고려했다. 타자 주자 또한 베이스를 밟다가, 혹은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다가 베이스가 이탈하기라도 한다면 다칠 수 있다. 수비 과정에서도 마찬가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불안 요소는 제거해야 한다. 결국 상대 팀도 같은 야구선수다. 적으로 만나지만 크게 보면 다 동료들이다. ‘동업자 정신’이다. 승패 이상으로 빛난 양석환의 ‘마음’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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