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한국이에요"…파란눈 호텔리어, 방콕에 K-루프톱바 열다
"K-푸드·K-팝 있는 방콕 속 한국 만들고 싶었다"
(방콕=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요즘 한국 치킨·편의점 프렌차이즈가 해외로 매장을 확장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K-푸드의 인기가 날로 높아진다.
편의점에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한국 컵라면과 소주가 있는 것은 당연하고 번화가에 치킨, 떡볶이, 고깃집, 빵집 등 익숙한 프랜차이즈 매장을 발견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올해 7월엔 '루프톱 바 천국'으로 불리는 태국 방콕에 최초의 'K-루프톱 바'가 생겼다. IHG 호텔앤리조트 계열인 신돈 미드타운 방콕 31층에 문을 연 '안주'(ANJU)다.
"안녕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장독대,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전 세계에서 찾아온 여행객들을 반긴다. 이곳에선 사람들은 화려한 방콕 야경을 발아래 두고 DJ가 트는 K-팝에 흥을 맡기며 '해물파전'과 '김치 칵테일'을 즐기고 있었다.
◇블랙핑크 좋아하는 호주인의 아이디어
흥미로운 점은 이 루프톱 바는 K-팝에 푹 빠진 파란눈의 호주 출신 호텔리어의 아이디어다.
현지에서 만난 제임슨 셰인 신돈 미드타운 방콕 영업 및 마케팅 클러스터 이사는 "방콕에는 없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었다"며 "(생각 끝에) 세계 어디에서나 사랑 받고 있는 한국 음식과 K-팝, 한국을 이야기를 하는 바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블랙핑크'를 좋아한다고 수줍게 귀띔했다.
앞서 제임슨 이사는 신돈 말라이 방콕에서 멕시코 음식과 분위기를 콘셉트로 한 루프톱 바인 '바 야드'(Bar.Yard)를 성공하면서 '안주'에 거는 기대도 크다. '바 야드'는 태국 유명 잡지인 BK매거진이 그해 최고의 바를 선정하는 'BK BAD 어워드 2023'에서 최고의 루프톱 바로 선정됏다.
제임슨 이사는 "'안주'는 'K-팝'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바 야드와는 매우 다른 느낌"이라며 "방콕 최대 번화가 시암에서 K-팝 커버 댄스를 추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듯 K-팝은 젊은 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콘텐츠로 댄스 경연대회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안주에선 매일 K-팝이 흘러나오는 것은 물론 목~토요일 오후 6시엔 DJ 댄스 파티가 열린다. 오픈 행사 당시엔 K-팝 커버 댄스 공연도 펼치기도 했다.
◇번데기·메뚜기 칵테일?…과연 맛은 안주엔 종이 메뉴판 대신 테이블 위에 놓인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서 볼 수 있는 모바일 메뉴판이 있다. 주류 메뉴, 그중 칵테일을 보고 한국인들은 '헉'하며 놀랄 수 있다.
'어묵탕', '번데기', '짬뽕', '양념치킨', '붕어빵' 등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이나 간식이 칵테일화됐다니 생소할 수밖에 없다. 다행인지 콘셉트에 착안한 칵테일들은 우리가 아는 그 음식 맛이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음식 메뉴들은 총 20가지로 △계란말이(Korean Omelet) △치즈 떡볶이(Spicy Rice Cakes with Cheese) △꼬치 어묵탕(Fishcake Soup) 등 한국의 여느 술집과 크게 다르진 않다. 디저트로는 망고 빙수, 녹차 팥빙수, 호떡도 있다.
제임슨 이사는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갈릭 프라이드 치킨'인데 개인적으로는 '해물 파전'이 가장 맛있다"며 "먹어도 먹어도 맛있다"고 강력 추천하기도 했다.
음식 메뉴 개발엔 한국인 유명 호텔 셰프 2인이 참여했다. 현재는 파크 하얏트 부산에서 온 김성훈 셰프가 총괄로 맡고 있다.
안주에선 10월 한 달 동안 한국 수제 맥주를 즐기는 '옥토버 페스트'를 열 계획이다. '옥토버 페스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맥주 축제로 영어로 10월을 뜻하는 '옥토버'와 한국의 '어떻게'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에 한국식 맥주 축제를 연다는 것이다.
제임슨 이사는 "방콕에서 종종 있었던 일본식 맥주 행사와는 크게 다른 분위기일 것"이라며 "맥주와도 잘 어울리는 음식들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니 한국 여행객도 큰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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