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입맞춤' 스페인 축구협회장 사퇴…월드컵 유치 고려한 듯

유혜은 기자 2023. 9. 1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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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 〈사진=AFP/연합뉴스〉
여성 축구선수에게 동의 없이 기습적으로 입을 맞춘 스페인축구협회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 등에 따르면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직서를 현재 스페인축구협회 회장대행에게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이라며 "UEFA 측에도 사퇴 의사를 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루비알레스 협회장은 지난달 스페인 여성 축구대표팀이 '2023 피파(FIFA)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 오른 선수의 얼굴을 붙잡고 입을 맞췄습니다.

성추행 논란이 커지면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루비알레스 협회장은 사퇴를 거부해왔습니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헤니페르 에르모소 선수에게 '기습 입맞춤'을 하는 모습.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버티기로 일관하던 루비알레스 협회장이 결국 사퇴를 결정한 건 스페인이 포르투갈·모로코·우크라이나와 함께 2030년 FIFA 월드컵 유치에 도전하는 상황 때문으로 전해졌습니다.

루비알레스 협회장은 "내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스페인 축구협회와 스페인 축구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스페인 축구가 피해를 입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진실을 믿는다. 진실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당시 입맞춤이 선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FIFA는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루비알레스 협회장에 90일 직무정지 징계를 내렸습니다. 스페인 검찰은 성범죄 혐의에 대해 예비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ESPN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협회장은 FIFA 조사 결과에 따라 최대 15년 동안 자격이 박탈될 수 있으며, 형사 사건에서는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률 관계자들은 1~2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고 ESPN은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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