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과 휴식 사이, 하얏트 리젠시 방콕 수쿰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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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함과 편안함.
대척점에 있어야 마땅할 두 단어는, 방콕이란 원 안에서 하나의 곡선을 그린다.
그중 하얏트 리젠시 방콕 수쿰빗(Hyatt Regency Bangkok Sukhumvit)이 만들어내는 선은 유독 편안하고 유려하다.
핫플과 휴식 사이, 하얏트 리젠시 방콕 수쿰빗도 나에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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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함과 편안함. 대척점에 있어야 마땅할 두 단어는, 방콕이란 원 안에서 하나의 곡선을 그린다. 그중 하얏트 리젠시 방콕 수쿰빗(Hyatt Regency Bangkok Sukhumvit)이 만들어내는 선은 유독 편안하고 유려하다.
방콕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25km, 수완나품 공항에선 33km. 둘 중 어디든 택시로 40분이면 도착한다. 로비부터 현대적이다. 31층 주상복합 형태로 개발된 건물은 방콕에 본사를 둔 건축 회사 OBA가 설계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에 군데군데 전시된 지역 예술가들의 조각품. 모든 게 희한할 만큼 과하지 않다. '나 잘난 것 좀 보소' 외치는 듯한 화려한 디자인의 호텔들과는 확연히 차별점이 있다. 정제된 미랄까…, 차분한 휴식이 준비돼 있는 느낌이다.
객실은 총 273개. 모든 객실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큼직한 통창을 품고 있다. 창문 가득 도시가 담긴다. 객실 내의 디테일한 요소들로 말하자면 어메니티부터 침구류까지 뭐, '하얏트' 이름을 걸었으니 그에 마땅한 퀄리티를 갖추고 있다. 가장 낮은 등급의 룸일지언정 뷰나 객실 컨디션으로 실망할 일은 없다는 얘기다.
조식에 좀 더 열변을 토하는 게 차라리 효율적이겠다. 하얏트 리젠시 방콕 수쿰빗의 조식당 마켓 카페(Market Café)는 가히 최고다. 미식이란 개인의 입맛에 따라 달라지는 취향의 영역이지만, 그럼에도 '최고'란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조식 맛집'이라며 칭찬 일색인 후기들은 제쳐 두고도 콘셉트부터가 '맛있다'.
마켓 카페는 이름대로 현지 시장에서 영감을 받았다. 국적 불문 시장의 가장 큰 두 가지 특징. 캐주얼한 분위기와 현지의 맛. 마켓 카페는 둘 다 잡았다. 가볍게 들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정통 태국 음식은 물론, 아시안, 웨스턴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요리들을 선보인다. 특히 과일류가 압권이다. 마켓 카페에서 먹은 망고는 머리털 나고 먹어 본 과일 중 가장 달았다.
마켓 카페는 저녁이 되면 보다 화려해진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카오(Khao Ekkamai) 레스토랑과 파트너십을 맺고 타이 디너 세팅을 선보인다. 똠얌꿍부터 홈메이드 커리, 망고 스티키 라이스, 시그니처 음료까지, 시종일관 태국의 맛이 흐른다.
방콕의 밤에 루프톱 바를 빼놓는 것만큼 아쉬운 일은 없다. 저녁 식사 후엔 곧장 호텔 30층으로 직행하는 게 이상적인 코스다. 스펙트럼 라운지 & 바는 옥상까지 확장돼 있어 야외 테라스에서 방콕의 야경 즐기기 딱 좋다. 뜨뜻한 공기에 선선한 바람이 섞여 부는 밤. DJ들의 음악에 연신 칵테일 잔이 부딪힌다.
호텔의 반전 매력은 안팎으로 있다. 안에서 이토록 잔잔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 밖에선…. 호텔 밖은 바로 나나(Nana)다. BTS 나나역과는 아예 통로로 연결돼 있다. 로비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도시다. 뭔갈 분주히들 팔고 있고, 뭔갈 분주히들 사고 있고. 모두가 먹고 마시고 피우고 뱉고 삼키고 걷고 달리고 멈췄다 질주하고 있는, 정말 '도시' 그 자체. 새벽 1시가 저녁 7시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호텔이 위치하고 있는 나나는 '만남의 장소'란 뜻이다. 전통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다문화 시장이었다고. 복잡다단한 문화와 문화가 만나 새로운 문화를 꽃피우고, 그 새롭게 형성된 문화가 또 다른 문화와 만나 또 다른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문화의 장. 만나긴 쉬워도 헤어지긴 참 어렵고, 아쉬운 곳. 핫플과 휴식 사이, 하얏트 리젠시 방콕 수쿰빗도 나에겐 그랬다.
글·사진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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