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선수 강제입맞춤한 스페인축구협회장 사임

차미례 기자 2023. 9. 1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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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월드컵 우승 선수에게 지난 8월20일 시상식에서 강제로 입맞춤을 해 모처럼의 우승에 먹칠을 한 혐의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스페인 축구협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46)가 10일(현지시간) X(전 트위터)에 사임을 발표했다.

루비알레스는 호주 시드니 여자월드컵대회의 8월 20일 결승전에서 스페인 팀이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전세계에 생중계된 시상식에서 제니 에르모소 선수의 얼굴을 잡고 강제 키스해 세계적인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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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루비알레스 10일 X(전 트위터)에 사임 발표
"FIFA의 파면과 전국적 공격에 더 이상 설 곳 없어"
[시드니=AP/뉴시스] 호주 시드니에서 거행된 여자월드컵축구대회에서 8월 20일 스페인팀이 우승한 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시상식 장에서 알바 레돈도 선수를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2023. 09.11.

[마드리드=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여자 월드컵 우승 선수에게 지난 8월20일 시상식에서 강제로 입맞춤을 해 모처럼의 우승에 먹칠을 한 혐의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스페인 축구협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46)가 10일(현지시간) X(전 트위터)에 사임을 발표했다.

루비알레스는 이 성명에서 "국제축구연맹(FIFA)가 나에게 신속하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고 나를 공격하는 온갖 방면의 사건들이 난무하고 있어서, 내가 협회장 자리에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 졌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루비알레스는 호주 시드니 여자월드컵대회의 8월 20일 결승전에서 스페인 팀이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전세계에 생중계된 시상식에서 제니 에르모소 선수의 얼굴을 잡고 강제 키스해 세계적인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었다.

전 국민적 여론의 공격과 FIFA의 신속한 자격정지 처분, 코치진의 전원 사퇴에도 불구하고 루비알레스는 억울하다며 사퇴를 거부해왔고 모친이 단식투쟁까지 벌였지만 결국 그는 사퇴의사를 밝혔다. 유럽축구연맹 부회장직도 함께 내려 놓았다.

스페인 검찰은 루비알레스를 위력에 의한 강제 입맞춤을 한 성추행 혐의로 기소했다고 대검찰청이 8일 발표했다.

이는 에르모소 선수가 공식적으로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제기한지 이틀 만에 나온 발표이다.

루비알레스는 8월 26일 부터 자신의 축구협회장 후임으로 직무 대행을 해 온 페드로 로차 임시 회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10일 밤 사퇴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자신도 축구선수 출신인 루비알레스는 2018년부터 스페인 축구협회장을 맡아왔다.

루비알레스는 같은 영국의 토크TV와의 인터뷰에서 피어스 모건 앵커의 사퇴 여부 질문에 대해서도 "사퇴하려고 한다. 이제는 내 업무를 계속할 수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이 동영상도 널리 공개되었다.

루비알레스는 2주일 전 만해도 강제 입맞춤 외에 우승 순간에 승리를 자축하며 자신의 중요 부분을 움켜쥔 행동(세리머니)에 대해서도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면서, 곧 사퇴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그는 축구협회 총회의 징계위원회가 열린 8월25일에도 사퇴요구를 거부하면서 자신은 "가짜 페미니스트들"의 "마녀 사냥"에 쫒기는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마드리드=AP/뉴시스]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마드리드 시위대가 8월 28일 마드리드의 중심가에서 손팻말을 들고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여자월드컵 대회 우승팀의 에르모소 선수를 지지하고 루비알레스의 사퇴거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2023.09.11.

그 때문에 FIFA는 하루 뒤에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고 그 뒤로 스페인 정부의 축구협회장 자격 여부에대한 심의, 에르모소 선수의 성폭력 고소 등이 이어져 왔다.

루비알레스의 행위는 스페인 정치인들, 축구단체들, 구단들, 선수와 팬들 모두에게 경악과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 그의 유일한 지지자였던 모친조차도 처음엔 성당안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단식을 시작했다가 곧 이를 접고 아들을 저버렸다

그에게 등을 돌린 것은 스페인 축구 대표팀과 여자 축구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회장으로 있던 스페인축구협회까지도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

스페인 검찰이 그를 기소한 뒤 유죄판결이 내려지면 곧 감옥에 갈 것이라고 공표하자 루비알레스는 결국 사퇴에 동의했다.

루비알레스의 스캔들 때문에 스페인 축구계에서 역사상 가장 큰 승리를 성취한 여자축구팀의 우승과 루비알레스의 그 동안의 업적은 아이러니하게도 욕설과 비난 속에 묻혀 버렸다.

강제키스 사건 직후 루비알레스는 오히려 에르모소 선수를 비난하면서 그녀가 키스에 동의하고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스페인 여자월드컵 대표선수들을 비롯한 수 십명의 국가 대표 선수들은 축구협회장을 경질하지 않는 한 국가를 위한 모든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자축구대표 팀의 인기 없는 코치를 해고한 것 만으로는 그들의 분노를 해결할 수 없었고 루비알레스가 사퇴할 때까지 선수들은 팀에 복귀할 것을 거부해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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