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자본 확충이란 각오"…큐리언트, 2년만 자금조달 나서나

박미리 기자 2023. 9. 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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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자기자본 대비 순손실 54.4%
"고강도 비용 절감+자본 확충" 예고

신약개발 바이오사 큐리언트가 외부자금 조달 추진을 시사했다. 누적된 손실로 인해 관리종목 지정 위험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 큐리언트는 온라인 홈페이지에 '자본 확충 상황'이란 글을 올려 "신약개발에 필요한 자본 확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이루어 낸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와 진도를 볼 때 이번 자본 확충이 회사가 진행하는 마지막 자본 확충이 될 것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자본 확충의 방안도 여러 갈래로 나눠 진행해 성공적인 자본 확보를 완수할 수 있는 전략이 시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약 2년 만에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이다.

이는 큐리언트가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놓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큐리언트는 2016년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올 상반기에도 연결기준 매출이 44억원이었지만 연구개발비, 급여 등 판매관리비가 100억원 넘게 나가면서 순손실이 132억원(법인세차감전 기준)에 달했다. 특히 순손실은 2020년 208억원에서 2021년 239억원, 2022년 271억원 순으로 매년 커졌다. 올 상반기 순손실도 작년 동기보다 13억원 많은 수준이다.

그 결과 큐리언트는 작년부터 순손실 규모가 자기자본의 50%가 넘는 처지에 놓였다. 매년 순손실로 자기자본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데다, 적 규모는 계속 커졌기 때문이다. 큐리언트는 기술특례 상장 기업에 제공하는 관리종목 지정 유예 기간이 앞서 종료됐기 때문에 자기자본 50% 이상의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최근 사업연도 포함해야 함) 발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큐리언트는 지난해 자기자본 대비 순손실 비율이 77.2%로 기준(50%)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도 해당 비율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올 상반기 큐리언트의 자기자본 대비 순손실 비율은 54.4%로 기준을 소폭 웃돈다. 작년 연간 비율(77.2%)보단 줄었지만, 작년 상반기 비율(24%)보단 30.4%포인트나 높다. 큐리언트로선 남은 하반기 순손실 규모를 크게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늘리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 일단 올 상반기 말 큐리언트의 자본총계는 작년 6월 말보다 51%, 작년 말보다 31% 감소한 242억원이다.

큐리언트도 비용 절감 및 자본 확충이란 두 가지 자구책 이행을 예고한 상태다. 큐리언트는 "올 하반기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시행해 하반기 손실을 상반기에 비해 대폭 줄일 계획"이라며 "회사가 자본 요건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자금의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큐리언트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건재하다"며 "현재 거시 경제 상황 및 국내 상장 유지 조건이라는 특이한 상황 속에서도 필요한 자본 확충은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 확충은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주주배정 유상증자(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늘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큐리언트도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추진하면서 발행예정 주식 수와 종류주식 발행한도를 상향했다. 당시 큐리언트는 발행예정 주식 수를 5000만주에서 1억주로 늘리고, 종류주식 발행한도를 1000만주에서 5000만주로 높였다.

큐리언트는 이전에도 관리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특례상장 회사는 자기자본 대비 순손실 비율 외에도 상장 5년 후부터 별도 기준으로 매출 3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이 상태가 2개 사업연도 연속 이어지면 바로 상장폐지다. 큐리언트는 2021년부터 이 요건을 달성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고 거래가 한 동안 정지됐다. 이후 의약품 도매회사 에이치팜을 인수하면서 해당 문제를 해소, 작년 10월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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