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美 합참의장 "軍은 개인 아닌 헌법에 충성해야"

김태훈 2023. 9. 11. 07: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임명된 '군 서열 1위' 합동참모의장이 "군은 헌법에만 충성한다"고 말했다.

밀리 의장의 말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통성 있는 대통령이 내리는 명령이라면 군대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육군참모총장으로 군복을 벗을 줄 알았던 자신을 전체 미군의 최고위 장성인 합참의장에 발탁한 이가 바로 트럼프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국 BBC와 대담… 전역 후 정계 진출설 부인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임명된 ‘군 서열 1위’ 합동참모의장이 “군은 헌법에만 충성한다”고 말했다. ‘어느 특정 개인한테 충성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2024년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그 과정이 정당하다면 군은 새 대통령을 따라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육군 대장)은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해 언론인 로라 쿤스버그와 대담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9년 10월 1일 합참의장에 취임한 그는 4년 임기를 마치고 오는 9월 30일 퇴임할 예정이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가운데)이 5일(현지시간) 베트남전 참전용사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식 참석을 위해 백악관에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쿤스버그는 밀리 의장에게 “미군이 교도소에 수감 중인 군 통수권자를 섬길 것이냐”고 물었다. 현재 여러 범죄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이겨 취임한 뒤 법원으로부터 유죄 확정 판결을 받는 상황을 가정한 질문이다. 이에 밀리 의장은 “미군의 충성은 (개인이 아닌) 헌법에 대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군인이 될 때 미합중국 헌법 문서에 선서한다”며 “따라서 우리는 누가 백악관의 주인이 되든 헌법에만 충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리 의장의 말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통성 있는 대통령이 내리는 명령이라면 군대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밀리 의장은 의회 청문회 등에 출석해 트럼프의 국방정책을 적극 옹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군참모총장으로 군복을 벗을 줄 알았던 자신을 전체 미군의 최고위 장성인 합참의장에 발탁한 이가 바로 트럼프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2020년 범죄 혐의 용의자였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행위 끝에 사망한 사건 이후 미 전역에서 흑인을 중심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그들은 트럼프를 ‘백인 우월주의자’로 규정하며 미 행정부에 “인종차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수도 워싱턴까지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하는 혼란이 빚어지자 트럼프가 직접 국민 앞에 나섰다. 그런데 밀리 의장이 정복도 아닌 전투복 차림으로 트럼프를 수행해 논란이 벌어졌다. 여차하면 시위 진압에 군 등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며 밀리 의장을 질타했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앞줄 왼쪽)이 대국민 메시지 전달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 교회로 향하고 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앞줄 오른쪽)이 전투복 차림으로 트럼프와 동행한 것을 두고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P연합뉴스
2021년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며 밀리 의장이 경질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밀리 의장은 지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자신의 언행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앞으로 헌법에 충성할 것”이라고 맹세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했다.

이런 전력 때문인지 밀리 의장이 합참의장 임무를 마치고 전역한 뒤 정치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그는 정계 진출설을 부인하며 “은퇴 후 손주들에게 좋은 할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