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바꾸는 신승민, 실감하는 더 좋은 친구 이정현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새로운 팀으로 바뀌고 있다. 전자랜드 시절부터 오랜 시간 팀을 이끌던 유도훈 감독이 물러나고 강혁 감독대행이 그 뒤를 이어받았다.
전력 보강보다 전력 이탈이 더 크기 때문에 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히기도 했던 지난 두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약체로 평가 받는다.
그렇지만, 팀에 잘 맞을 외국선수 두 명(아이제아 힉스, 앤서니 모스)을 선발했고,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맞게 차근차근 훈련에 매진하며 2023~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신승민의 포지션 변경을 시도 중이다. 신장이 부쩍 커진 스몰포워드를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다. 강혁 감독대행은 “신승민이 당장 3번(스몰포워드)으로 적응이 안 되더라도 계속 기용할 거다. 신승민과 우리 팀의 미래를 위해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신승민은 바뀐 포지션에 잘 적응하고 있을까?
신승민은 “많이 힘들고, 감독님, 코치님도 항상 힘들 거라고 말씀하신다. 지금까지 하던 농구와는 전혀 다른, 내 색깔을 찾아가는 거라고 하셨다”며 “그래서 이전에도 인터뷰를 할 때 입던 옷을 벗고 새 옷으로 재봉하고 있고, 첫 국내 전지훈련에서는 첫 단추를 잘 뀄다고 했었다. 이제는 좀 더 보강을 하고 있다. 스타일링도 하고, 리본도 묶고 이런 식으로 말이다. 덧대고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고 했다.
감독과 코치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신승민 자신의 평가도 궁금했다.
“아직 한참 모자라다. 내가 3번으로 뛰며 안정감이 있어야 하는데 기복이 있는 게 가장 큰 보완할 점이다. 여느 선수와 다름없이 기복이 없는 게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수비도 그렇고, 특히 리바운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격 부분은 해결한 선수가 많아서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많은 도움이 되어야 한다. 아직까지 수비에서 1~2번씩 놓치는 경향이 있다. (실수) 10번 중에 8번 하던 걸 5번으로 줄이고, 그걸 3번, 2번, 1번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줄이면 된다고 하셔서 감독님 말씀을 믿고 열심히 따라가는 중이다.”
수비를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공격에서는 괜찮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신승민은 “내 몸에 습관으로 남아 있는 게 파워포워드처럼 볼을 잡는 거다. 보통 파워포워드는 붙여놓고 잡아서 스크린이나 핸드오프를 하는데 그런 습관이 남아 있어서 그 습관을 고치고 있다”며 “스윙맨이니까 속도를 붙여 스윙을 하며 공을 잡아서 타이밍을 뺏는 훈련을 야간에 두 코치님(김상영, 이찬영)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정현 역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신승민 생각이 너무 많이 났다. 포스트에서도 할 수 있고, 외곽에서도 할 수 있는데 4번(파워포워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그런 부분에서 승민이 생각이 되게 많이 났고, 승민이와 같이 뛰었다면 대학 4년 동안 같이 뛰었던 호흡이 있었기에 더 수월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국가대표팀과 가스공사가) 두 차례 연습경기를 할 때 3번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좋은 플레이를 하는 걸 보니까 다음 시즌에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정현도 지난 시즌 포인트가드로 완전히 정착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이정현은 신승민의 포지션 변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하자 “(대표팀과) 첫 경기에서는 너무 잘 해서 우리가 졌다. 너무 잘 한다며 놀리기는 했다. 못하면 놀리지도 못한다”며 “너무 잘 하고 있어서 장난으로 툭툭 뱉는다. 시즌 때도 3번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대학 때도 3,4번을 왔다갔다 했기 때문이다”고 신승민의 기를 살려줬다.
지난 시즌 포지션 변경에 성공한 이정현과 비슷한 길을 걷는다고 하자 신승민은 “나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 다른 것보다 이정현이 보기에는 팀에서 나를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자신도 똑같은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자기도 팀에서 신경을 써준 덕분에, 오프 시즌에는 힘들었지만, 그 덕분에 원활하게 1번(포인트가드) 정착이 가능했다며 그런 부분에서 조언을 많이 해줬다”며 “국가대표와 연습경기를 할 때도 그렇고, 자신이 볼 때는 내가 가스공사에서 3번으로 뛰는 영향력이 크다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했다. 상대팀 입장에서 볼 때 말이다. 그런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더 발전해나가려고 노력 중이다”고 했다.
기를 살려주는 이정현이 좋은 친구라고 하자 신승민은 웃음과 함께 “장난처럼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라고 놀리는데 정말 솔직하고, 가장 친한 친구다. 김한영(LG)까지 연세대 동기 3명인데 그 친구들 덕분에 대학도, 여기서도 무사히 농구인생을 잘 살아간다. 좋은 친구들이다”고 화답했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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