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스크걸’ 한재이 “모미는 춘애의 거울, 착각했단 반응 기다렸죠”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happy@mk.co.kr) 2023. 9. 1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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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걸이 된 모미(나나) 와 같은 바에서 근무하던 ‘김춘애’ 역을 맡은 한재이. 사진ㅣ앤드마크
“이번 작품을 보고 정말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셨어요. 인스타 팔로워도 10배 가까이 늘었고요. 과몰입하신 분들 중 ‘살아있어서 다행이다’라고 해주신 분들도 있었죠. ‘마스크걸’은 제 얼굴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고, 내게 ‘마스크’가 된 작품이죠.”

데뷔 11년차 배우 한재이(32)에게 넷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마스크걸’은 기회였고 모험이었다.

소속사도 매니저도 없이 홀로 본 오디션. 지난 6일 소속사 앤드마크 본사에서 만난 한재이는 환희의 그 날을 떠올리며 “될 거라곤 전혀 예상 못했는데 합격 전화를 받고 무슨 정신으로 운전했는지 모르겠다”며 미소지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극본·연출 김용훈)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이한별·나나·고현정)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지난달 18일 7부작 전편이 공개됐다. 원작인 동명 웹툰의 서사를 압축해 보여주면서도 원작과는 다른 결말과 완성도로 호평을 받았다.

공개 첫주 글로벌 1위를 찍은데 이어 8월 마지막주(8월 28일~9월 3일)까지 총 350만뷰, 2390만 시간 시청되며 비영어권 TV 부문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재이는 ‘마스크걸’에서 4부 ‘김춘애’ 편의 사실상 주인공이었다. 극중 두 번째 모미이자 쇼걸 아름과 같은 바에서 근무하던 ‘김춘애’ 역을 맡아 나나(김모미)와 강렬한 워맨스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캐스팅 담당자가 누구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 그는 섬세한 감정 연기뿐 아니라 외적인 변화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촬영 전 매일 PT를 받으며 5kg을 감량했고 안 춰본 춤이었지만”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했다.

무엇보다 나나와 쌍둥이 같은 케미를 보여줘야만 했던 캐릭터, “닮아서 누가 누구인지 혼돈됐다”고 하자 “너무 듣고 싶었던 말”이라며 “가장 기분 좋았던 지점”이라고 반색했다.

한재이는 춘애에게 ‘김모미’는 “거울 같은 존재였다”고 했다. “비슷한 삶을 살아온 모미를 보고 동질감을 느꼈고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지키고 싶었다”는 것.

“비주얼로도 나나와 동갑에다 키도 비슷해 케미가 잘 살았던 것 같아요. 제게도 연예인인데 따뜻하게 격려를 많이 해줬어요. 긴장하고 어려워할 때마다 손도 잡아주고 기다려 주기도 했죠. 정이 많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한재이는 “어릴 적 김춘애의 상처나 결핍을 계속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춘애가 등장하는 장면은 원작과 제일 많이 바뀐 부분이다. 앞서 김용훈 감독은 원작과 다른 춘애와 모미의 이야기에 대해 “원작은 모미가 춘애를 죽인다. 4부를 쓰다가 두 사람이 너무 똑같은 느낌이다. 자기를 바라보는 자기 같았다. 그래서 서로 연대하는 이야기로 바꿨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재이는 “모미와 춘애의 연대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시나리오를 읽고 원작을 봤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엄청 심플하면서도 유연하게 디렉팅하셔서 시나리오상에 있는 춘애를 그대로 표현하려 하면서도 어느 곳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4회에 등장하는 춘애는 인생역전을 위해 성형을 한다. 얼굴은 딴 사람이 됐지만, 그는 “어릴 적 김춘애의 상처나 결핍들, 순수함을 계속 가져가며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현금 인출기’라고 부르며 자신을 이용했던 부용을 춘애는 성인이 되어서 다시 만난다. 그리고 오갈 데 없는 초라해진 부용을 춘애는 자신의 집에 얹혀살게 하며 거둔다. 춘애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한재이는 스스로도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처음엔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자기만족이었을 거 같아요. 이후에는 힘들어하는 부용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약해졌을 것 같고요. 다양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좋지만, 너무 싫어서 어떻게 주체를 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총에 맞아 죽는 결말은 안타까웠지만, 김모미와의 멋진 우정을 보여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사진 ㅣ앤드마크
김춘애의 엔딩은 비극이었다. 김경자(염혜란) 총에 맞아 끝내 숨을 거두지만, 김모미와의 멋진 우정을 보여주며 감동을 안겼다.

“시나리오를 보고 원작을 봤는데, 원작에서 김춘애와 김모미의 마지막 부분이 안타까웠어요. 같이 살아서 도망갔다면 더 좋았겠지만, 김춘애라도 김모미의 진정한 친구로 남을 수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아요.”

2012년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으로 데뷔한 한재이는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호텔 델루나’, ‘멜로가 체질’, ‘너를 닮은 사람’ 등의 작품에서 조연과 단역으로 얼굴을 보였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휘둘리지 않으려 하면서 스스로 나의 길을 걸어갔다”는 그는 ‘마스크걸’을 통해 신스틸러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DM도 많이 오고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분들이 공감을 하면서 봤다는 게 재밌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제 인생은 달라진 게 없다 생각해요. 그 전이랑 똑같죠. 해보고 싶은 장르가 아직 너무 많지만… 일단 몸 쓰는 액션도 해보고 싶고요. 이번 작품에서 너무 놀란 (이)한별씨와 다른 작품에서 만나면 어떤 케미가 나올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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