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대덕특구, 갈라파고스 아닌 대전경제의 마중물로

송두석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 본부장 2023. 9. 11.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중순 우리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는 대전시와 공동으로 대전경제의 미래전략을 모색하는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것은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사실상 대전지역은 금융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보다는 소규모 도소매업 위주로 서비스업이 구성되어 있어 역내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현재의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미래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두석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 본부장

지난달 중순 우리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는 대전시와 공동으로 대전경제의 미래전략을 모색하는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포럼에는 100여 명이 넘는 관련 전문가와 일반 시민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전지역 경제동향, 산업구조, 민선 8기에서 적극적으로 육성 중인 바이오헬스·나노반도체 등 4대 핵심전략사업 등이 논의되고 지역 벤처기업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는데,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대전의 성장잠재력과 관련된 통계였다.

바로 대전의 지역성장잠재력, 즉 노동·자본·인적자본·기술 등의 요소들을 최대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대전의 성장능력이, 2020년 기준 17개 시·도 중 서울, 세종에 이어 3위라는 것이었다.

반면 1인당 지역내총생산 등을 이용해 측정한 실제 성장성과는 10위를 기록했다. 이렇게 성장역량과 성장성과 간 괴리를 설명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지역 내 자리 잡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존재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측정하는데 R&D 투자 규모, 지식기반사업 종사자 수 등 연구개발 부분이 중요 요소인데 대전의 성장 능력을 측정하는 데는 대덕특구가 연구개발 부분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기술 단지인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올해 50주년을 맞이했다. 당초 서울 홍릉숲 인근의 인문·과학 연구단지중 과학부문을 대체·특화해 1973년에 출범한 대덕특구는 2021년 말 현재 26개의 정부출연연구기관, 2000여 개의 입주기업 등이 활동하고 있고 8조 원가량의 연구개발비 규모를 자랑하면서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기술 공급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단지 안에 위치한 대학 KAIST는 일부에서는 이른바 노잼도시 대전을 찾는 여행자 추천지의 하나로도 꼽히기도 한다.

이와 같은 대덕연구개발특구가 그동안 국가 산업발전에 있어 지대한 공헌을 해왔음은 부정할 수는 없지만, 50주년을 맞아 우리 대전지역 경제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는 한 번 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즉, 대덕특구가 지역과 괴리된 채 갈라파고스(Galapagos)섬처럼 존재하지 않고 대전의 경제·사회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외부효과(externality)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해야 하는지 검토해 볼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대덕특구의 존재와 역할은 대전경제의 현황과 미래전략과도 밀접히 관련된다. 대전지역의 산업구조는 2021년 기준 서비스업이 78%를 차지하면서 전국의 63%를 크게 웃도는 모습을 보인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것은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사실상 대전지역은 금융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보다는 소규모 도소매업 위주로 서비스업이 구성되어 있어 역내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현재의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미래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민선 8기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상기한 핵심전략사업을 적극 육성한다고 한다. 당연히 경제활성화 로드맵에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그 중심에 있는데 지난 5월에 발표된 '대전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은 대전시와 대덕특구와의 연계 강화를 통한 산업활력의 시너지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시의적절한 비전과 전략이 담겼다고 생각되며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의 문제다. 특히 연구개발-생산-고용으로 이루어지는 지역경제의 선순환 사이클(virtuous cycle)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정책의 핵심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향후 대전이 높은 성장역량에 걸맞은 성장성과를 보이는 지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송두석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 본부장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