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POINT] '똑같이 하면' 클린스만 진짜 큰일난다...엉망이었던 측면 운영, 사우디전에선 어떤 선택?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웨일스전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측면 운영은 냉정히 말하면 엉망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9월 A매치 친선 경기를 갖는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5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직전 경기인 웨일스전은 0-0으로 비겼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직 승리가 없는 걸 떠나 최근 각종 논란으로 인해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체감상 매일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어 부임한지 6개월 남짓인데 벌써 위기론이 돌 정도다. 결국 자신의 방식이 옳다는 걸 보여주고 힘을 얻기 위해선 승리밖에 답이 없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유일한 돌파구가 바로 승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유럽을 대표하는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선임했다. 국가 차원에서 축구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리그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네이마르 등 수많은 스타들이 합류한 상태다.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큰 상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만치니 감독 아래에서 첫 승을 거두기를 원한다. 대표팀 자원들이 거의 모두 다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어 서로를 잘 알며 오래 발 맞춰 조직력도 좋다.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웨일스전 측면 운영]
지난 웨일스전에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가장 이해가 어려웠던 건 윙어 운영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내세웠고 좌우에 이재성, 홍현석을 배치했다. 두 선수 모두 측면에도 나서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앙 지향형 미드필더다. 이재성과 홍현석이 중앙으로 들어와 조규성, 손흥민을 지원하고 좌우 풀백이 높게 올라가 측면 공격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경기에선 아니었다. 이재성과 홍현석은 전형적인 윙어처럼 측면에 있었다. 중앙으로 들어올 때도 있었는데 대부분의 움직임을 측면에서 가져갔다. 그렇다 보니 중앙에서 연계를 통한 빌드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조규성, 손흥민은 고립됐다. 점유율은 높았는데 주로 후방에서 패스를 주고받는 흐름이었다. 단조로운 패턴만 반복됐고 경기는 자연스레 지지부진해졌다.
경기가 안 풀리는데 후반에도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후반 중반까지 상황이 같아 후반 16분 홍현석을 불러들이고 황희찬을 넣었다. 황의조를 투입해 최전방 변화를 줬고 후반 39분엔 이동경, 양현준을 넣기도 했다. 공격에 집중한 변화였는데 큰 틀은 달라지지 않았다. 답답한 모습만 반복되면서 결국 0-0으로 경기는 끝이 났다.
[이번에도? 아니면 진짜 윙어 활용?]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선 측면 운영을 더 효과적으로 해야 승리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홍현석이 황선홍호 합류를 위해 귀국을 한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이 주목된다. 웨일스전과 같이 중앙 지향형 미드필더를 내세운다면 이재성이 그대로 나오고, 빠진 홍현석 자리엔 이동경이 나올 수 있다. 이동경은 본 포지션이 공격형 미드필더다. 이 부분만 보면 딱 맞을 수 있는데 울산 현대에서 중원에 주로 나서고 있는 걸 알 필요가 있다.
주 포지션이 윙어인 선수를 선택한다면 황희찬, 양현준, 문선민이 대기하고 있다. 손흥민도 윙어지만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엔 아예 중앙에서만 뛰어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현재 대표팀 입지상 황희찬 선발이 유력해 보이는데 어느 곳에 둘지 잘 선택해야 한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좌측에 나설 때 더 위력적이었다. 지난 웨일스전에선 후반 막판 위치가 바뀌긴 했는데 교체로 나섰을 때 우측에서 뛰었다. 선발로 나선다면 좌측을 맡기고 우측에 이재성을 두는 등 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셀틱에 가자마자 기회를 얻고 있는 양현준 깜짝 선발도 클린스만 감독이 고려하는 카드다. 양현준은 좌측보다 우측이 익숙한 윙어다. 문선민은 선발보다는 조커가 유력한 것으로 판단된다. 소속팀 베이징 궈안에서 윙어로 뛰는 강상우는 클린스만 감독이 선발한 명단 안에선 풀백으로 분류되는 상황이라 벤치에서 시작할 듯하다.
정리하면 윙어 카드는 황희찬 혹은 양현준이 유력하다. 확실한 건 웨일스전 같이 측면을 운영하면 답답한 공격 흐름은 같을 것이다. 측면 운영이 경기 흐름을 좌우할 거란 말과 같다.
클린스만 감독은 바닥으로 간 자신의 지지율을 조금이라도 회복하려면 무조건 이기겨야 한다. 그리고 현재 지적되는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지와 열정이 크다는 것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웨일스전 가장 문제로 꼽힌 측면 운영이 관전 포인트다. 같은 걸 고집하고 이렇다할 변화를 안 주면 "열정이 없어 보인다"는 비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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