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푸틴 만날까… 러 동방포럼 보안 강화

윤솔 2023. 9. 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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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로 주목받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 행사 현장이 최근 보안 태세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이 김 위원장의 방러 계획을 부인하지 않는 가운데, 그가 4년 전 북·러 정상회담 때처럼 전용열차를 타고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19년 4월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에도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극동연방대가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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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열차 ‘태양호’로 이동 유력
日언론 “역건물 페인트칠·대청소”
일각 전용기 사용 가능성 제기도
현지선 북·러 정상회담 보도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로 주목받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 행사 현장이 최근 보안 태세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이 김 위원장의 방러 계획을 부인하지 않는 가운데, 그가 4년 전 북·러 정상회담 때처럼 전용열차를 타고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10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은 이날부터 나흘간 EEF가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주변에 전날부터 수많은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입구에서부터 엄격한 검사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은 참가자와 관광객으로 붐비고, 인근 호텔도 거의 만실 상태이지만 경비 태세를 낮출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극동연방대로 이어지는 루스키 대교에는 트럭 출입이 금지됐고, 행사장 주변 도로에도 주차를 할 수 없도록 경찰이 막고 있다. 현지 당국은 인근 비행 및 항해를 제한하고 블라디보스토크 교외 지역에서 사냥을 일제히 금지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앞바다 루스키섬에 위치한 극동연방대는 육지와 루스키 대교 하나로만 이어져 있어 보안 관리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2019년 4월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에도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극동연방대가 사용됐다. 당시 그는 전용열차인 ‘태양호’를 타고 극동연방대에서 약 17㎞ 떨어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한 뒤 리무진으로 갈아타 이동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역에는 이때 김 위원장의 방문과 부친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2002년 8월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을 기념하는 기념판이 나란히 걸려 있다.
긴장감 흐르는 블라디보스토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방경제포럼(EEF) 홍보물이 10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르툠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외벽에 걸려 있다. 이날부터 나흘간 인근 극동연방대에서 진행되는 EEF에 북한을 포함해 50여개국 7000여명이 참가한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아르툠=로이터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올해 EEF에 참석할 경우에도 태양호를 다시 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연해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고 11일 출발할 것 같다”고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는 전날까지 역 건물에 페인트를 칠하고 먼지를 제거하는 대청소가 이뤄졌으며, 아사히신문은 역 주변에서 경찰과 경비원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소개했다.

태양호는 열차 전체가 방탄 소재이고, 레이더 탐지를 회피하는 스텔스 기능도 탑재된 데다 집무실, 연회실 등 필요한 시설이 구비되어 있어 경호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일정대로라면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하루 앞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게 된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12일 EEF 본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지 않고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앞서 2018년 5월 중국 다롄시에서 열린 2차 북·중 정상회담을 위해 전용기로 이동한 적 있다. 참매 1호의 최대 항속거리는 9000㎞에 달해 블라디보스토크까지의 비행은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1980년대 제작된 낡은 비행기라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일각에선 최근 북한 국영 고려항공이 민항기 운항을 재개했고, 과거 블라디보스토크로 정기 노선을 운행해 왔기 때문에 민항기를 탈 가능성도 거론 중이다.

현재까지 크레믈궁은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전날 자국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현재 여러분에게 말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 일정을 전하는 현지 보도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는 소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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