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5경기 만에 고개 든 #클린스만OUT 경질 여론, 능력 떠나 ‘직업윤리’ 문제라 더 비참한 한국 축구[SS포커스]

정다워 2023. 9.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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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지금까지 이런 논란은 없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한 여론이 이례적으로 급속하게 나빠지고 있다. 부임한 지 겨우 7개월, 5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벌써 ‘경질’을 거론하는 축구 팬이 많다. 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댓글을 보면 대다수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혹은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경기에 관한 내용이나 선수 칭찬 등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 외 여러 소셜미디어, 커뮤니티 등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이 지금이라도 대표팀을 떠나야 한다며 경질을 주장하는 글이 홍수를 이룬다.

능력은 둘째 문제다. 클린스만 감독은 초유의 ‘직업윤리’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월 부임 후 클린스만 감독은 약 7개월간 국내에 2개월 정도만 체류했다.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K리그 현장은 등한시하고 미국에 머물며 활발하게 방송에 출연해 리오넬 메시, 바이에른 뮌헨, 해리 케인, 혹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관해 이야기했다. 심지어 대표팀 업무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조 추첨 현장을 방문했다. 대표팀 A매치를 앞두고 선발한 엔트리 기자회견은 생략하기로 했으면서 뜬금없이 AS모나코와 인터뷰를 해 다시 한번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클린스만 감독은 9월 A매치 기간 열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의 레전드 매치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런던에서 열린 경기인데 클린스만 감독은 애초 이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극도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불참했지만 팀을 이끄는 사령탑이 A매치 기간에 이런 이슈로 대표팀 분위기를 흐리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다.

능력이라도 출중하면 이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우려대로 뚜렷한 색깔이나 확실한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5경기를 치렀지만 3무2패로 승리가 없다. 8일 웨일스전에서도 부진한 경기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불과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대표팀은 새 사령탑 체제에서 정체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확실한 성과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능성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제공 | 대한축구협회


제공 | 대한축구협회


경질 여론이 더 거센 이유는 현재 스쿼드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필두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빅클럽 트리오가 버티고 있고, 황희찬(울버햄턴) 이재성(마인츠05)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등 유럽파가 주축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화려한 재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은 불과 4개월 후인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한다. 한국은 1960년 이후 아시아 정상에 선 적이 없다. 이번 대회는 한국이 우승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이자 타이밍이다. 2028년이 되면 손흥민을 비롯한 현재 주축 선수가 노장이 되는 만큼 기약하기 어렵다. 신구 조화가 이뤄진 카타르 대회를 노려야 하는데 클린스만 감독이 팀을 이끄는 이상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 겨우 4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다른 감독으로 가야 그나마 우승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앞서 한국을 이끌었던 외국인, 혹은 국내 감독 중 직업윤리로 비판받았던 지도자는 거의 없다. 축구에 관한 부정적 여론, 실력을 의심하는 눈초리는 많았지만 자기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논란이 된 인물은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다.

자연스럽게 그를 선임한 대한축구협회로 화살이 향한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오는 데 가장 큰 입김을 발휘한 정몽규 회장도 세트로 비판받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과 정 회장을 향한 여론은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 결과와 관계없이 당분간 계속 부정적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전 결과에 따라 악화할 수도 있다.

능력이 아닌 감독의 태도를 걱정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이 2023년 한국 축구에 일어나고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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