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영 "10kg 감량, 체지방 5%…극한의 다이어트" [인터뷰+]
전작의 선한 미소는 완벽하게 지우고 악기가 됐다. 체중을 감량하고, 체지방까지 최소한만 남겨놓으며 극강의 몸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까지 선보이며 변신에 성공했다. 배우 강기영의 새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tvN '경이로운 소문2-카운트 펀치'를 마친 후 그와 마주했다. 강기영은 "그동안 너무나 갈망했던 빌런이었다"며 "기회가 왔으니 도전했고, 옆에서 도와주는 배우들도 있어서 힘을 얻으며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강기영의 이미지는 '유쾌함'이다. 많은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하며 유쾌한 재미를 안겼고, 전작인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박은빈 분)을 팀원으로 존중해주는 변호사 정명석 역을 맡으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경이로운 소문2'의 필광 역은 이전과는 그가 보여줬던 모습과 전혀 달랐다.
달라진 외모로 첫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강기영에게 필광을 준비했던 과정을 묻자 "금방 좋아질 수 있었는데, 촬영 내내 다이어트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운동은 물론 닭가슴살만 먹는 식단 조절까지 해야 했던 것. 그렇게 촬영 기간 동안 10kg 감량한 체중을 유지했다.
"제가 아이스하키를 어릴 때부터 했고, 꾸준히 운동하고 준비해도 잘 안되더라고요. 작품이 결정되고 촬영 전까지 준비 기간이 3~4개월 정도 주어졌는데, 그렇게 넉넉하진 않았어요. 중간에 촬영 일정이 바뀌면서 촬영이 조금 지연됐는데 몸을 더 만들 수 있어서 '차라리 잘됐다' 싶었죠. 체지방을 5% 정도로 줄였는데, 이 외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있었어요. 살면서 이렇게 체지방을 걷어낸 적이 있나 싶더라고요. 그래도 이 외형이 드라마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 가 싶어요."
극 중 필광은 '뱀과 같다'고 묘사된다. 교활하게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어 악성을 일깨우고, 그의 외모 역시 뱀처럼 가늘지만 유연하고 탄탄하다. 강기영은 "선수가 대회에 나가듯 운동을 도와준 코치님과 준비한 거 같다"며 "상반신 노출이 있는 장면을 찍을 즈음엔 수분도 끊어야 해서 당일엔 물도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힘들게 만든 몸으로 "섹시하다"는 반응까지 얻어낸 강기영이었다. 자신도 "거울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고 고백한 강기영은 "'섹시하다'기 보다는 '이렇게까지 뺄 수 있구나' 싶어서 사진을 찍어 놓았다. '더티 섹시'(Dirty Sexy)를 목표로 하긴 했는데, '더티'로만 남지 않아 다행"이라며 웃었다.
"악역을 후유증보다 4개월 동안 닭가슴살만 먹어야 한다는 '악'이 있었어요. 제가 이걸 먹는다고 다른 사람들이 맛있는 걸 먹는 게 나쁜 건 아닌데, 그렇게 예민해지고 싶지 않은데 서러움이 북받쳐 올라오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아내도 눈치를 많이 보긴 했어요. 하지만 미안해하면서 맛있는 걸 먹더라고요. 식단을 같이 하진 않았어요.(웃음) 장점은 일상의 소중함을 느껴요. 코치님이 중간에 초콜릿을 허락해줘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극한의 다이어트를 하면 일상에 겸손해지고,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거 같아요."
다이어트뿐 아니라 그가 보여주는 액션 역시 화제가 됐다. 매회 강도 높은 액션 장면이 등장했고, 특히 필광의 특기는 염력이라는 점에서 보이지 않은 것들을 고려해 연기를 펼쳐야 했다. 강기영은 "이미 시즌1에 출연한 배우들이 있었고, 우리는 거기에 밀리지 않아야 했다"며 "경험은 부족하지만, 무술 팀과 대역분들이 고생해주신 분들 덕분에 만족할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온 거 같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처음에 염력만 쓸 땐 즐거웠어요. 제가 제일 세고, 손짓으로 모든 걸 제어할 수 있다고 오판했죠. 그런데 상대가 점점 강력해지면서 직접 육탄전을 벌여야 하니 쉽지 않더라고요. 특히 염력으로 목이 잡혔다는 설정을 보여줄 때는 목이 안 잡혔는데, 잡힌 것처럼 호흡을 참아야 하니 '누군가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혼자 숨을 참으면서 연기하려니 '핑' 하고 돌 때도 있었죠. 그럴 땐 진선규 형이 잡아주고, 저도 형을 잡아줬어요. 극 속엔 악에 받쳐 싸우지만, 카메라 밖에선 서로 살기 위해 지탱해줬죠."
'경이로운 소문'은 시즌1이 OCN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을 만큼 사랑받았다. 악귀를 척결하는 카운터즈로 등장하는 조병규, 김세정, 유준상, 염혜란 등을 비롯해 시즌1에서 활약했던 배우들도 여럿이었다. 이미 오랜 기간 함께하며 돈독한 팀워크를 쌓아온 촬영장에 빌런 역할의 배우들이 새롭게 입성했지만, "텃세도 없고 다들 너무 잘해줬다"며 "이들 사이에 어떻게든 빨리 섞여 들어가야겠다 싶었는데, 그분들이 조화롭게 잘 섞어 주셨다"는 게 강기영의 말이었다.
"유준상 선배는 같은 회사(나무엑터스)에 있고, 염혜란 선배는 예전에 KBS 2TV '7일의 왕비'를 같이 했어요. 가면 정말 국수집 손님 대하듯 해주시더라고요. 그들이 여유가 있으니 저희를 많이 품어주셨어요. 빌런이 강하고 돋보여야 그를 제압하는 카운터즈가 더 멋있고, 선의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셨어요. 그렇게 예뻐해 주셔서 다 같이 '으쌰으쌰' 했죠."
그런데도 강기영은 "필광이 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너무 힘들어서 어서 죽여달라고 했다"고 털어놓아 폭소케 했다. "시즌3을 욕심냈다면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1부부터 12부까지 빌런으로 극을 끌고 가는 게 벅찼다"는 것. "육체적인 부담도 있었지만, 심리적인 부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왕 시작한 김에 제대로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냐"며 "마지막까지 애를 쓰고 만들어주시는 마음들을 알기에, 저도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우애가 높아졌다"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이왕 몸을 만든 만큼, "제대로 액션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다만 "바로는 힘들고, 2년 정도 텀을 주는 게 좋겠다"는 조건을 달아 폭소케 했다.
"액션을 더 배울 수 있는 분들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 회사의 이준기 형도 액션을 굉장히 잘하시는데, '한번 같이 해보고 싶다' 싶었죠. 액션을 위한 작품들도 있잖아요. 가령 넷플릭스 '사냥개들' 같은. 그 작품도 정말 재밌게 봤어요. 이런 작품도 도전이 되겠다 싶었죠. 액션의 완성도가 높은 작품에 호기심은 있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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