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본진 상륙 2년…제네시스 "獨 브랜드와 제대로 경쟁"[인터뷰]

이동희 기자 2023. 9. 1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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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르트 마케팅총괄 "2년간 인지도 높여…내년 초까지 대리점 15개로 확대"
"지속가능한 성장 추구…유럽 진출 중국차, 경쟁 상대 아냐"
제네시스 뮌헨 스튜디오 외관.ⓒ 뉴스1 이동희 기자

(뮌헨=뉴스1) 이동희 기자 = 독일의 '청담동 명품 거리'라 불리는 뮌헨의 막시밀리안 거리(Maximilianstraße). 수많은 명품 매장을 지나 테아티너 거리(Theatinerstraße) 방향으로 걷다 보면 한국인에게 친숙한 브랜드의 매장이 나온다. 현대자동차(005380)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스튜디오다.

2층 규모의 제네시스 스튜디오는 단순히 차량 전시뿐 아니라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 차량 구입 등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100년 이상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버티고 있는 유럽, 그중에서도 독일 진출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제네시스 스튜디오에서 독일 법인의 옌스 에베르트 마케팅 총괄을 만났다. 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인 'IAA 모빌리티 2023'이 뮌헨에서 열리는 기간인 만큼 제네시스도 스튜디오 앞에 커피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작은 공간을 꾸려 미디어와 고객을 맞이했다.

이곳에서 에베르트 총괄에게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과 판매 확대 계획 등을 들어봤다. 지난해 4월 독일 마케팅 총괄 담당으로 합류한 에베르트 총괄은 르노, 도요타, 렉서스, 오펠 등 자동차뿐 아니라 루프트한자, 유니버셜스튜디오, 삼성 등에서 경험을 쌓은 광고·마케팅 전문가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탄생했다. 당시 부회장이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출범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다. 정 회장은 "시간과 노력을 아끼는 현명한 소유 경험, 사용할수록 만족감이 높아지는 실용적 혁신에 감동하는 명품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브랜드 정체성을 소개했다. 브랜드 출범 이후 국내와 미국 시장에서 안착하며 글로벌 누적 판매량도 10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물론 한국 자동차 산업 수준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제네시스가 주목하는 시장은 유럽이다. 유럽은 자동차 산업의 본산지다. 벤츠, BMW 등 유서 깊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꽉 잡고 있는 이곳에 제네시스는 2021년 5월 공식적으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옌스 에베르트 제네시스 독일 법인 마케팅 총괄.ⓒ 뉴스1 이동희 기자

에베르트 총괄은 지난 2년간 브랜드를 고객에게 알리는 시간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독일에서 호응이 괜찮다. (브랜드 진출 이후) 여러 차례 현지 자동차 전문지로부터 호평받았다"면서 "한 전문지 설문에서 응답자의 32%가 제네시스는 디자인뿐 아니라 품질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며 "뮌헨의 이 스튜디오가 (브랜드 인지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IAA 모빌리티에 불참한 것은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포지셔닝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에베르트 총괄은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로 대중적으로 모두에게 알리는 브랜드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제네시스는 최근 자동차가 달리는 컴퓨터가 되면서 IAA에 앞서 베를린서 열린 'IFA 2023' 야외 전시장에 주요 차종을 전시했다. IFA는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다.

에베르트 총괄은 외국 브랜드의 유럽 시장 진출 어려움도 전했다. 그는 "유럽과 달리 미국 시장은 도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 등 동아시아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해 열려 있었다"며 "반면 유럽은 굉장한 '로컬'(local) 브랜드가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정체성을 지켜가면서 판매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에베르트 총괄은 "매우 신중하고 선별된 '프리미엄 에이전트'가 독일 전역에서 제네시스를 판매한다"며 "현재 11개인 대리점을 내년 초 15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뮌헨 스튜디오 실내에 전시된 GV60 전동화 모델.ⓒ 뉴스1 이동희 기자

중국차의 유럽 시장 진출과 관련, "그들은 우리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비야디(BYD) 등 수많은 중국 자동차 업체가 이번 IAA 기간에 유럽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네시스는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한다"며 "우리는 보다 지속가능한 제안을 고객에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에베르트 총괄은 판매 목표를 묻는 마지막 질문에 "내부적으로 판매 목표치를 세우지만, 얘기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하고 꾸준한 성장을 원하기 때문에 가격 인하 등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목표를 달성하고 싶지 않다"며 "(가격 인하 등은)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에 반하는 것으로 제네시스는 브랜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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