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수입? 한달에 2~3천만원"…황기순 고백 "도박?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마데핫리뷰](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개그맨 황기순이 10일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했다.
1980~90년대 인기 개그맨이었던 황기순은 해외 원정도박 사건으로 큰 물의 빚고, 필리핀에서 도피 생활을 하는 등 우여곡절의 삶을 겪었으나 재기에 성공해서 지금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중이다.
'스타다큐 마이웨이'와의 인터뷰에서 황기순은 전성기 당시 수입으로 "못해도 (한달에)2~3천만 원 이상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엄청난 돈이다"라며 "그 돈을 절반씩만 저축했으면…, 너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도박에 빠지게 됐던 계기로 황기순은 경조사에 참석해서 했던 고스톱을 언급했다.
황기순은 "경조사에 가면 고스톱이 재미있더라. 수입이 많으니까 10만 원, 20만 원, 30만 원, 50만 원, 돈을 잃어도 재미있게 장난치고 놀다가 집에 갔다"며 "'하면 안되겠다'고 하면서도 그 분위기가 되면 본전 생각도 나니까, 난 도박이라고 단 한 번도 생각을 못했다. 본전을 찾기 위해 또 만나고 또 잃었다"는 것. 황기순은 "그런 상황이 몇 차례 있다 보니까 내가 상황이 안 좋았을 때 돌파구로 카지노를 선택했던 것이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황기순은 "처음에 돈 잃었을 때에는 '다음에 와서 꼭 이겨야지' 했다"면서 "세 번, 네 번, 다섯 번 정도 갔을 때 '이러면 안되는데' 이 생각을 비행기 타기 전에 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더라. 멈출 수가 없었다. 너무 깊은 구덩이가 파져 있는 상태였다"고 도박에 중독됐던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황기순은 해외 도박 사건은 언론에 보도되고 그의 가족들에게도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황기순은 "뉴스에 나왔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다섯 시 정도라 낮인데도 무대에서 장막이 내려오듯 쫙 내려오는 느낌이었다. 몸이 쫙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그럼 난 끝이네' 싶었다"고 절망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황기순은 "현실은 또 배가 고프더라. 밥을 먹을 기회가 생기면 배가 터질…, 막 쑤셔넣었다. 버텨야 하니까"라며 "김치 같은 게 구해지면 김치를 무생채처럼 찢어서 아껴먹었다"고 당시의 고통스럽던 나날을 떠올리며 울컥하는 모습이었다.
절망에 빠져있던 시절의 황기순은 김정렬 등 절친했던 동료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최근에는 거리 모금 행사를 통해 기부 활동에 나서는 등 선행에 앞장서고 있다.
제작진 인터뷰에서 황기순은 "필리핀은 저에게 굉장히 고마운 단어다. 필리핀은 저에게 교훈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홍글씨'이지 않느냐. 지울 수도 없고 흔적을 없앨 수도 없다"며 "만약 그 일이 없었다면 바뀌지 않은 제 성향으로 인해 제가 이 나이에 그때 그 상황에 처해졌으면 어떻게 됐을까 싶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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