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1야당 대표의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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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국회 내 소통관 앞에선 '방글라데시·네팔 어린이와 함께하는 나눔 바자회'가 열렸다.
이 대표의 단식 이후 국회는 극한의 정치 대립과 상대방을 향한 증오 표출의 공간이 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제 1야당 대표 단식의 목적이 단지 지지층 결집에만 있다면 목숨 건 투쟁이 무색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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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국회 내 소통관 앞에선 '방글라데시·네팔 어린이와 함께하는 나눔 바자회'가 열렸다. 평범한 듯한 이 행사장에선 큰 소란이 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로 보이는 이들이 "우리 대표님이 단식 중인데 감히 음식을 파느냐"며 소리를 지른 것이다. 이 행사장은 이 대표가 단식 중인 농성장과 2~300m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하필 주최 측도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실이었다. 이재명 대표 팬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박 의원실 연락처를 공유하며 항의하자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이 대표의 단식 이후 국회는 극한의 정치 대립과 상대방을 향한 증오 표출의 공간이 됐다. 경내엔 스마트폰을 들고 생중계 중인 유튜버들과 이 대표 지지자들로 보이는 이들이 배회한다. 농성장 앞에서 보수 유튜버들과 이 대표 지지자들 간 싸움과 난동이 벌어지기도 했고, 이를 말리는 경내 경찰과의 언쟁까지 이어졌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마이크를 들고 방송 중인 언론사 기자들을 향해 여론을 조작한다며 비난도 퍼부었다. 이에 보수 성향 집회 주최자들은 단식 중인 이 대표 들으라는 듯 "이재명 구속, 싹다 구속"이라고 외친다. 구호는 하루 종일 국회 안에 울려 퍼진다.
많은 이들이 '추론'했던 이 대표의 단식 목표 중 하나는 지지층 결집이었다. 추론이 맞다면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8일 한국갤럽이 9월 1주(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도는 34%로 8월 5주(8월 29∼31일) 조사보다 7%포인트(p) 상승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제 1야당 대표 단식의 목적이 단지 지지층 결집에만 있다면 목숨 건 투쟁이 무색해지지 않을까.
이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며 "정권의 국민 편가르기에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며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했다. 단식이 길어질수록 국회가 소모적 다툼의 공간이 돼가는 것을 보며 이 대표의 단식이 그의 선언과 반대로 오히려 대립과 증오의 정치를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단식 투쟁 현장을 찾아 "정치란 건 언제나 상대적이다. 국민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잘하고, 잘못한다고 보질 않는다"며 극한으로 치닫기 보다 여야간 협력과 조정을 당부한 김진표 국회의장의 쓴소리를 곱씹어볼 만하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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