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 재벌3세 정용진·김동선…버거·와인·인스타까지 '맞짱'

김태헌 2023. 9.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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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부문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 위해 치열한 승부 경쟁 펼칠 듯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한화 3남' 김동선 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유통사업인 백화점과 버거, 와인 시장은 물론 인스타그램에서도 '도플갱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부문에서 시장을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로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펼치면서다.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김동선 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사진=각 사]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지난 7일 '파이브가이즈(FIVE GUYS)'의 국내 두 번째 매장이 열릴 여의도 더현대서울을 찾은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재벌가 인사들이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공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이날 올린 그의 사진은 누군가를 지목하는 듯한 다소 도발적인 모습이 연출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재계 유통부문 오너가 중에서는 그간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 활용에 적극 나서는 정도였을 뿐, 사생활과 동선 등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재벌가 3세'는 없었다.

다만 정 부회장이 자신의 사적인 일상과 정치적 발언 등을 가감없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하는 것과 달리, 김 본부장은 대부분 승마와 파이브가이즈 사업 등으로 범위를 한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 부회장과 김 본부장은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햄버거 사업에서도 방향성을 달리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은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중간은 없다'는 경영 화두를 던졌으며, 이후 노브랜드 버거를 론칭하고 그해 8월 홍대에 1호점 문을 열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던 정 부회장은 노브랜드 버거의 제품·패티·소스 개발에도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브랜드 버거는 정 부회장의 신년사처럼 가성비 전략을 통해 2800원~6300원 사이의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올해 7월 기준 전국 매장은 200곳을 돌파했다.

김동선 갤러리아전략본부장이 지난 7일 더현대 백화점에 들어설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앞에 선 모습. [사진=김동선 인스타그램]

반면 김동선 본부장이 국내에 들여온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노브랜드에 비해 고가에 속한다. 햄버거 단품 가격만 9900원~1만7400원 수준이다.

정 부회장이 제품 개발 등에 참여한 것처럼 김 본부장도 파이브가이즈 유치와 매장 준비, 버거 제조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또 이 같은 여러 행보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

파이브가이즈는 올해 6월 강남 1호점의 성공적 데뷔에 이어 4개월 여 만인 오는 10월 여의도 더 현대백화점에 2호점 문을 연다.

정용진 부회장과 김동선 본부장은 와인 사업에서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08년 주류 수입·유통사 신세계L&B를 설립하고 주류사업에 뛰어 들었다. 신세계L&B 매출은 2020년 1453억원, 2021년 2000억원을 돌파했고, 2022년에는 2064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또 신세계 측은 올해 상반기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이너리 '얼티미트 빈야드(Altimeter vineyard)'를 500억원 대에 인수하며 와인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렸다. 얼티미트 빈야드는 최고 50만원대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세계그룹의 와이너리 인수는 쉐이퍼 빈야드, 와일드푸트 빈야드에 이어 세 번째다.

김동선 본부장도 한화갤러리아를 통해 지난 6월 와인사업을 위한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해 한화갤러리아 와인 매장인 '비노494'에 직매입 와인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비슷하지만 다른 두 사람의 사업 스타일을 두고 유통가에서는 '김동선이 정용진을 따라간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 시장에서 자리 잡은 신세계의 길을 한화갤러리아가 따라가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전략"이라며 "김 본부장이 한화의 유통 부문으로 정 부회장의 파이를 얼마나 빼앗아 올 수 있을지 업계도 흥미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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