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협력 확대… 자동차·석유화학 관세 인하 이뤄지나
‘세계의 공장’뿐 아니라 ‘세계의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인도와 우리나라 간 경제 교류·협력이 확대된다.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을 위한 ‘핵심 열쇠’로 부각되는 인도의 위상을 감안해 우리나라와의 관세 철폐 수준을 높이는 등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10일(현지 시각)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정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CEPA는 신흥 거대 경제권인 인도에서 교역·투자·인적 교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0년 발효된 협정이다. 경제 관계 전반을 포괄하는 내용을 강조하기 위한 이름으로 실질적으로는 FTA(자유무역협정)와 같은 성격이다. 자동차·자동차 부품·석유화학 제품 등에 대한 인도 측 관세 축소와 우리 측의 농산물 개방 확대를 두고 201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9차례에 걸쳐 협상이 이어져 오고 있다. 관세 철폐 품목이 전체의 66%에 불과한 탓에 자유화 수준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인도는 2010년 1조6800억달러(약 2246조원)였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지난해엔 3조3900억달러까지 늘어나며 영국을 밀어내고 세계 5위에 오른 주요 경제 강국이다. 올해 중국을 넘어 세계 1위 인구 대국에 오른 데 이어 2030년에는 일본과 독일까지 제치고 세계 3대 경제 강국에 오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금융 정보 업체 S&P글로벌은 2030년 인도 GDP가 7조30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인도의 시장성 때문에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인도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9일엔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철도와 항만, 에너지 수송망을 잇고, 무역을 확대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 회랑’이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이 참여한 가운데 출범했다.
지난해 대(對)인도 수출액은 2021년보다 21% 증가한 189억달러(8위)로 역대 최고였다. 수입은 89억달러로 전체 교역 규모는 278억달러를 나타냈다. CEPA 발효 전 20억~30억달러 수준이었던 흑자 규모는 최근 100억달러 수준까지 늘어났다.
최 수석은 “양국 정상은 경제 분야에서 교역의 확대와 균형, 디지털·그린 투자 협력 강화, 첨단 과학기술 협력 세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한국 우주항공청과 인도 우주청과의 우주 협력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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