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가 장악한 ‘메모리’도 호재
1·2위 삼성·하이닉스 수요 늘듯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부상으로 메모리 중심의 기존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AI 반도체가 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고용량·고속 특화 메모리가 필요하다. 바로 고대역 메모리 반도체(HBM)다. 현재 HBM 반도체 시장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글로벌 HBM 시장의 약 91%를 SK하이닉스(53%)와 삼성전자(38%)가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내놓았고, 미국 엔비디아에 HBM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양산에 돌입한다.
반도체 업계에선 AI 반도체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HBM을 만드는 한국의 두 반도체 업체가 장기적으로 이익을 볼 것으로 본다. 트렌드포스는 “HBM 시장이 매년 30% 이상 성장해 2028년엔 63억달러(약 8조4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와 설계를 최적화하는 디자인 하우스 등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들도 AI 반도체의 혜택을 보고 있다. 2019년 창업한 반도체 스타트업 세미파이브는 창업 4년 만에 투자금 2400억원을 유치했다. 애플 수석 연구원 출신인 김녹원 대표가 2018년 창업한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딥엑스도 내년 첫 제품 양산을 준비 중이다. 에이직랜드·에이디테크놀로지 등 국내 디자인 하우스들도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사업 확장에 나섰다. 국내 AI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 창업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SK하이닉스에서 메모리 반도체 설루션 개발 총괄을 맡았던 박일 전 부사장 등 반도체 박사급 연구원 9명은 지난 1월 반도체 스타트업 프라임마스를 창업했다. 박일 대표는 “사업 초기임에도 해외 반도체 기업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확장하는 반도체 생태계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AI 반도체 대부분이 7나노 이하 미세 공정으로 생산된다”며 “AI 반도체 확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새로운 고객 창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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