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부활” 화웨이 찬가 中 울려퍼진다
“화웨이, 3년 동안 당신을 기다렸어요.”
10일 아침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區)의 한 사우나에서 50대 남성이 스마트폰의 스피커 기능으로 ‘더우인(중국판 틱톡)’의 애국(愛國) 방송 채널을 틀자 ‘화웨이 찬가’가 울려 퍼졌다. “미국 제재 3년 동안 화웨이 폰을 꾸준히 써준 중국인들이 승자” “화웨이, 완벽하지 않아도 응원한다” 등의 격앙된 말소리가 사우나 안을 가득 채웠다. 사우나 내부는 휴대폰 반입 금지였지만, 아무도 남성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미·중 경쟁의 최대 피해 기업으로 꼽혔던 화웨이가 중국의 ‘애국 아이콘’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달 말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의 방중에 맞춰 7나노(nm·1나노는 10억분의 1m) 칩으로 만든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하면서다. 미국이 기술 제재 수위를 강화하는 와중에 화웨이가 중국의 업체들과 기술 협업으로 돌파구를 찾아내면서 중국인들이 환호하고 있다.
더우인에서는 사과를 조각 낸 다음 화웨이 로고 모양을 만든 게시물도 올라오고 있다. ‘화웨이, 애플을 산산조각 내라’는 의미다.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화웨이 본사 건물의 사진은 ‘화웨이 파이팅’이란 제목으로 인터넷에서 빠르게 퍼졌다. 웨이보에서는 ‘아이폰15′(9월12일 출시)와 ‘메이트 60′ 가운데 어떤 모델을 선택할 것이냐는 투표에서 메이트60은 74.6%(9903표)로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메이트 60은 출시 이후 3일 만에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약 80만대 이상 팔려 화웨이의 역대 판매 신기록을 경신했다. 궈밍치 TF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의 총출하량은 3800만대로 전년 대비 65% 증가하고, 내년에는 최소 6000만대를 출하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휴대폰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도 화웨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리면서 중국 내 아이폰 판매가 500만~1000만대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샤오훙수(중국판 인스타그램)·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화웨이 스마트폰을 띄우고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를 조롱하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퍼지고 있다. 가장 화제가 된 게시물은 미국의 러몬도 장관을 화웨이 모델로 등장시킨 가짜 광고다. 영상에는 러몬도 장관이 “중국에 대해 나보다 더 강경한 상무부 장관은 없었다”고 말한 뒤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宝网)에서는 러몬도 장관 사진이 화웨이 스마트폰용 케이스 판매 광고에 쓰이고 있다.
다만 화웨이가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한 7나노 반도체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형 장비로 생산해 수율(收率·투입량 대비 정상 제품 생산 비율)이 낮고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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