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륙판 약하게 부딪치는 곳… 강진은 이례적
8일 발생한 모로코 지진의 진앙인 마라케시 남서쪽 아틀라스산맥은 아프리카판(板)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해 땅을 밀어올려 형성됐다. 판(거대한 땅덩어리 조각)이 충돌하는 지점은 지진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다만 모로코 일대는 아프리카·유라시아판이 만나는 지역치고는 충돌하는 힘이 그다지 강하지 않은 지역에 들어간다. 규모가 큰 지진이 흔치 않기 때문에 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고 이에 따라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모로코 일대 아프리카·유라시아판의 충돌 속도(판이 서로 부딪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속도)는 연간 약 4~6㎜ 정도로 매우 느린 편이어서 지진이 잦지는 않다. 하지만 그 힘이 여러 해에 걸쳐 축적되면 8일 같은 격렬한 지진을 유발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태평양판과 북아메리카판의 경계로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의 샌안드리아스 단층의 경우 충돌 속도는 연간 50㎜로 훨씬 빠르다. 미 지질조사국은 “모로코 지진이 흔치는 않지만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규모가 큰 지진은 보통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서 발생해 왔다. 뉴질랜드·동남아·일본과 미 대륙 서부로 연결되는 지진·화산대로 이 지점들은 모두 태평양판·유라시아판·필리핀판·북아메리카판·남아메리카판·인도-호주판 등 크고 작은 여러 판이 맞물린 경계에 있다. ‘불의 고리’가 아니면서 지진이 잦은 지역도 있는데 지난 2월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가 대표적이다. 튀르키예는 모로코와 같이 유라시아·아프리카판이 충돌하고 여기에 더해 아라비아·아나톨리아판까지 총 4개 판이 만나, 과거부터 지진 발생이 잦았다. 5만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2월 지진의 경우 아라비아·아프리카·아나톨리아판 등 세 개 판이 만나는 지점에서 일어났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진원의 깊이(26㎞)가 얕은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분석된다. 헤수스 갈린도살디바르 스페인 그라나다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진원이 얕은 지진은 강도가 더 크기 때문에 치명적”이라며 “지난번 튀르키예 지진(진원 지하 약 10㎞)처럼 진원이 얕은 대규모 지진이어서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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