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암초를 만난 K방산 수출[기고/문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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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세계 4대 방산수출국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범부처 '방산 수출 전략회의'를 출범시켰고, 올해 4월부터 평가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정부 기관 대표와 기업 총수들이 폴란드 방산 전시회에 참여해 30조 원 규모의 방산 수출 성공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고 한다.
그것이 정부가 주장한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을 위한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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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폴란드에 17조 원의 역대급 수출 계약을 맺었을 때만 해도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라는 말이 유행이었지만 이번 추가 수출 계약을 앞두고는 더는 노를 저을 수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해외 방산 수출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 금융 지원이 더 이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폴란드와 진행 중인 추가 수출 협상 물량은 전차, 자주포, 잠수함 등으로 예상 계약액이 30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의 올해 수출 지원 한도액이 이미 초과돼 관련 법령을 개정하지 않으면 수출 금융 지원이 어렵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경쟁사들도 특정 기업에 대해서만 수출 금융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의 수출 전선에 대내외적으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정부는 기업을 독려해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은 하지만 수출지원체계가 잘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지금 즉시 대통령이 출범시킨 ‘방산 수출 전략회의’를 확실히 가동시켜야 한다. 먼저 문제가 되고 있는 수출입은행의 수출 금융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법을 서둘러 개정하고, 당장 ‘국가 경제 활성화’와 ‘미래 먹거리 확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선택과 집중의 정책을 펴야 한다.
그동안 K방산은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고 수출은 덤으로 하는 구멍가게 수준에 그쳤지만 이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한국 무기는 선진국 무기들에 비해 성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 남북 대치 상황 속에서 지속적으로 생산 보수 유지 시설을 갖춤으로써 구매국이 원하는 시기에 맞추어 공급할 수 있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이번 폴란드 방산 수출을 계기로 한국 무기들의 국제 경쟁력이 충분히 확인된 만큼 이제 수출에 전력할 때가 됐다. 기업은 물 들어올 때 열심히 노를 젓고 정부는 곳곳의 ‘낡은 규제’ 암초를 제거해 노를 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관련 법을 하루빨리 개정하고 즉각적인 후속 조치가 따르고 있는지 면밀하게 점검하기를 촉구한다. 선제적이고 즉각적인 정책 실현이야말로 예측 가능한 국가 미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정부가 주장한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을 위한 지름길이다. 또 더 늦기 전에 우방국의 손을 잡아 줘야 할 것이다.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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