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도시철도 자판기 이용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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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시철도 역내에서 목이 마를 때 오아시스 역할을 하는 편리한 자판기.
도시철도 여러 곳을 둘러보았지만 점자가 표시된 자판기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공사는 입찰 공고에 점자 표기가 있는 자판기 설치 등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지난 6월 초에 도시철도 1·2호선 모든 역에 있는 음료수와 위생용품 자판기 151대에 점자 표기 스티커를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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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公·위탁사업자, 모두 뒷짐
- 인천교통공사는 도시철에 설치
부산 도시철도 역내에서 목이 마를 때 오아시스 역할을 하는 편리한 자판기.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겐 ‘그림의 떡’이다. 자판기 표면에 ‘점자’ 안내가 없기 때문이다. 음료를 선택하는 버튼, 지폐·동전 투입구, 퇴출구 모두에 점자가 없다. 도시철도 여러 곳을 둘러보았지만 점자가 표시된 자판기를 찾기 어려웠다.
10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총 128개의 역사에 점자 자판기가 설치된 곳은 한 곳 뿐이다. 이마저도 덕문중학교(강서구 가덕도) 학생들이 2021년 제작해 붙인 것이다.
자판기 점자 표시에 대한 법령은 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보면 ‘공중이용시설의 경우 판매기 및 음료대는 장애인 등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형태·규격 및 부착물 등을 고려해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편의시설의 구조·재질 등에 관한 세부 기준에서는 도시철도 역사 안 자동판매기의 조작 버튼에 품목 금액 등을 점자로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는 필수가 아닌 권고사항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
교통공사 측은 “자판기를 외부 업체에 위탁운영하고 있어 공사가 설치·관리의 주체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사는 입찰 공고에 점자 표기가 있는 자판기 설치 등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자판기 82대를 운영하는 사업자 측 관계자는 “음료가격이 변동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점자를 교체하기는 번거롭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지하철 역사에서는 점자가 있는 자판기를 볼 수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지난 6월 초에 도시철도 1·2호선 모든 역에 있는 음료수와 위생용품 자판기 151대에 점자 표기 스티커를 부착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인천 구간 음료자판기 7대에도 설치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투명 점자표기 스티커는 동작장애인 자립생활센터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고, 임차인 소유물인 자판기 훼손 방지를 위해 리무벌스티커 340매를 자체 예산으로 구매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각장애인이 자판기를 얼마나 사용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장애인단체는 장애인의 이용이 적더라도 공공시설 이용에 불편함을 겪지 않고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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