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78] 종이 비행기
종이 발명 이후 종이 비행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심의 풍부한 상상력을 대표하는 상징의 지위를 놓치지 않았다. 비록 십여 초의 짧은 순간이지만 종이로 접은 비행기가 내 손을 떠나 하늘을 향해 비행할 때의 그 짜릿함은 땅에 발을 딛고 살아야만 하는 숙명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준다. 온종일 교실에 갇혀 있었던 학창 시절 노트를 찢은 종이로 비행기를 만들어 창밖으로 날려 보낸 추억은 아마도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늘을 나는 소년의 동경을 처음으로 실현한 라이트 형제도 종이로 만든 비행기로 모의 실험을 반복한 끝에 지상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을 마침내 이루어냈다.
호주에서 개발한 종이 재질 골판지로 만든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며 러시아의 첨단 첨투기와 방공망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한다. 120km까지 비행이 가능한 이 골판지 드론은 정찰용으로 개발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여기에 소형 폭약을 실어 공습용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골판지 드론 공격으로 미그 전투기를 포함한 판치르 방공 미사일 및 방공 레이더를 파괴시켰다고 발표했다(물론 러시아군의 언급은 없다).
이 골판지 드론의 단가는 우리 돈으로 고작 460만원. 공격용 탄도 미사일 1기의 가격이 10억이 넘고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 가격이 400억원 정도라고 하니 절대적으로 약세인 우크라이나군으로선 이보다 효율적인 무기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이 무기 아닌 무기가 세계의 수많은 분쟁 지역에서 상용된다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조차 없이 커질 것이다. 그래서 노르웨이 출신의 이 젊은 뮤지션의 순수한 목소리에서 더 이상 동심을 회고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난 종이 비행기를 날려 보낼 거야/ 네가 가는 길로 날아가기를 바라/ 추락하여 부서지지 않을 거야/ 네게 닿기 전에는/ 이게 더 쉬운 방법이야/ 백일몽 같은 너에게 빠졌지(I’mma send a paper plane/ I hope it flies your way/ That it don’t crash and break/ Before it gets to you/ It’s easier this way/ You got me stuck in a day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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