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빅4’ 갤러리 작품부터 국부론 초판까지…애호가 홀린 아트페어

서울=최승희 기자 2023. 9.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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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피카소 등 거장作 전시

- 독도 표기된 조선 행정지도도
- ‘키아프’ 억대 작품 팔리며 폐막
- 시간 분산으로 작년보다 활기

미술 애호가들이 1년간 기다린 국제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키아프(Kiaf)가 뜨거운 열기를 뒤로 하고 모두 폐막했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 개막한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는 각각 9일과 10일 막을 내렸다. 부스마다 관객이 북적였지만, 최근의 미술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지난해보다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가 지난 주말 모두 폐막했다. 사진은 프리즈 서울에서 페로탕 갤러리가 선보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준호’를 보기 위해 모여든 관람객 모습. 최승희 기자


▮ 미술관급 전시에 온종일 북적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프리즈 서울(코엑스 3층)에는 국내외 12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해 수천 점의 근현대 미술을 전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메가 갤러리인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가고시안, 페이스 등 ‘빅4’가 모두 참여했다. 국내 갤러리는 부산의 조현화랑을 포함해 국제·현대·리안 등 10여 곳이 부스를 차렸다.

VIP 사전관람이 진행된 지난 6일에는 지난해와 같은 ‘오픈런’은 보이지 않았다. 올해는 프리즈 측이 관람객 입장시간을 분산하기 위해 시간별 입장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전시장도 전년보다 쾌적하고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자산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관람객 수가 전년만 못한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페어 내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 참여한 로빌란트 보에나(R+V) 갤러리와 스티븐 옹핀 파인 아트 갤러리였다. R+V갤러리는 부스 입구에 제프 쿤스의 가로 3m 크기 조각 ‘게이징 볼’을 설치해 발길을 끌었다. 수백 개 나비 날개로 만든 데미안 허스트의 ‘생명의 나무’, 마르크 샤갈, 사이 톰블리 등의 종이 작품 등도 온종일 관람객을 줄 세우는 화제의 작품들이었다.

옹핀 파인 아트 갤러리는 폴 세잔, 루시아 프로이트,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등 거장의 드로잉 작품을 전시했다.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작품도 다수 포함되면서 희귀작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부스가 발 디딜 틈 없이 관람객으로 꽉 찼다.

고지도와 희귀 서적을 전시한 부스도 눈에 띄었다. 다니엘 크라우치 레어 북스는 독도가 표기된 1836년 조선 행정지도 필사본을 비롯해 청나라의 지도, 중세 기 도서 필사본 등을 전시했다. 피터 해링턴 레어 북스는 생텍쥐페리의 사인이 있는 ‘어린 왕자’ 초판본,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초판본 그리고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본과 이언 플레밍의 ‘카지노 로얄’ 초판본 등을 선보여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난해만큼의 ‘솔드 아웃’ 행진은 아니지만, 고가의 작품이 속속 팔리면서 다음 날 다른 작품을 내건 모습도 눈에 띄었다. 먼저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가 첫날 580만 달러(약 77억 원)에 쿠사마 야요이의 그림 ‘붉은 신의 호박’을 판매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페이스갤러리는 16억 원에 달하는 나라 요시토모의 회화 작품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박서보 등 10억 원 이내 작품도 다수 팔렸다.

▮ 키아프서도 억대 판매 소식 속속

코엑스 1층에서 함께 열린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에도 폐막일인 10일까지 많은 관객이 찾았다. 키아프에는 국제갤러리·갤러리 현대·학고재 등 국내 화랑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50여 곳 늘어난 210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부산에서는 데이트갤러리·갤러리 마레·맥화랑·소울아트스페이스·아트소향·갤러리 아트숲·오션갤러리·갤러리 우·갤러리 이듬·갤러리이배·조현화랑·피카소화랑·갤러리화인 등이 참여했다.

대부분 관람객이 프리즈를 먼저 보고 나서 키아프를 찾아 오전보다는 오후 시간에 사람이 많은 모습이었다. 프리즈가 관람객의 입장 시간을 분산하면서 지난해 같은 ‘프리즈 쏠림’ 현상도 많이 완화됐다. 덕분에 키아프에서도 초반부터 중견급 작가에서 박서보 하종현 등 세계적 작가의 수억 원을 호가하는 작품들까지 팔려나갔다.

실제 집계된 관람객 수도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갤러리와 작가를 선보인 키아프 플러스는 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날 “프리즈에는 사람이 많으냐”며 키아프 흥행을 걱정했던 부산의 한 갤러리 대표는 “지난해보다 많은 관람객이 들면서 주말까지 전시장이 활기를 띄었다. 전날(9일)까지 집계된 관람객 수가 벌써 지난해 최종 관람객 수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갤러리마다 온도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잘 판 듯하다. 다만 키아프 플러스가 호응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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