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웰다잉
경기일보 오피니언 새 필진으로 쓰는 첫 번째 글이다 보니 책임감은 물론 특히 월요일 한 주의 새 아침을 여는 주제가 ‘다잉’이 돼 더 조심스럽다.
그래서 필자는 우리의 정서에 맞게 잘 떠나는 웰리빙(well-leaving)의 관점을 펼쳐 보려고 한다.
메시지의 주제는 큰 틀에서 ‘웰다잉과 삶’이며 연계 부제로는 웰다잉, 생활유품정리, 장례문화 및 상조 준비 등으로 나누고자 한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겨우살이를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적극 공감을 구하고 싶다. 웰다잉의 필요성을 한마디로 함축한 말이다.
웰다잉, 생의 마침표, 즉 죽음을 품위 있고 아름답게 맞이하는 준비 개념으로 누구에게나 가치 있는 바람이다. 근자에 들어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회자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삶과 생명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2009년의 한 사례로 부인의 호흡기를 임의 제거한 남편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는데 남편은 부인이 연명치료를 않기로 약속했다고 해 존엄사 허용 취지의 판결이 났다. 이는 환자 또는 환자 가족의 결정확인 방법에 따른 문서화된 절차를 지정된 기관, 단체에서 인증토록 해야만 효력이 있어 웰다잉의 한 영역이다.
웰다잉 관련 노후준비지원법 등과 연명의료제도 등 정책 관련 주요 이슈와 웰다잉 문화운동 등은 뒤로 미루고 시작은 관련한 상식과 준비의 당위성을 여러 측면에서 살펴본다.
왜 준비가 필요하느냐 하는 문제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모르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 그 대신 우리가 아는 것 다섯 가지가 있다. 누구나 죽는다, 순서가 없다,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그리고 미리 경험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웰다잉 아니 웰리빙 준비가 필요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을 소개하면 부모 노릇 다하고, 비명횡사(객사)하지 않고, 편안하게 적정한 수명을 살고, 자식을 먼저 보내지 않고, 가족에게 “고맙다” “사랑한다” 작별인사하고, 고통 없이 외롭지 않게 마치는 것이라고 한다.
한편 멋있는 죽음은 이웃을 위한 헌신이고, 아름다운 죽음은 수명을 다하는 평안한 죽음이다. 이 같은 생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시스템과 각자의 정서 및 가정환경에 부합하는 나 자신과 주변의 정리가 필요하다.
첫째는 사전연명의향서의 작성이며 둘째는 유언장과 마침표(임종)노트(Ending Note)의 작성이다. 셋째는 유산과 물품 정리하기인 데 ▲남겨둘 것 ▲가지고 갈 것 ▲버리고 갈 것 등 유산의 기부와 생활물품의 기증을 통한 사회공헌이 있다. 넷째는 애도와 예(禮)를 담은 실용적인 장례 및 상조의 사전 준비 방법을 들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한 가지는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 문화가 바람직하며 요구된다. 따라서 잘 죽는 일은 바로 잘 사는 일 소위 웰빙(well-being)과 직결된다.
죽음에서 삶을 배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의미를 함께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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