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가 망 사용료 내게 유럽·한국이 협력할 것”
“유럽 통신업계는 한국 통신업계와 손잡고 빅테크들이 공정한 망 사용 대가를 지불하도록 협력할 겁니다.”
방한한 리사 퍼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 사무총장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키는 빅테크들이 네트워크 구축과 운영에 공정한 대가를 내도록 만든다면 소비자들이 부담할 네트워크 비용은 더 저렴해지고,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 ‘모바일360′ 콘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퍼 사무총장은 “통신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한 통신망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내는 빅테크들이 별다른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며 “이 불균형을 고치지 않으면 인터넷 생태계는 망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풀기 위한 상황을 한국이 가장 먼저 맞이했고, 유럽도 이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망 이용료 지급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넷플릭스와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 간 소송이 진행 중일 뿐 아니라, 국회에선 넷플릭스·구글과 같은 빅테크들에 통신 사업자와 망 이용 계약 체결을 의무화하는 7건의 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이 영향으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도 ‘대규모 트래픽’을 일으키는 빅테크들의 망 기여를 위한 정책을 준비 중이다. 퍼 사무총장은 “(EC에선) 연간 트래픽 발생량의 5% 이상을 차지하는 6~8개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에만 사용료를 받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퍼 사무총장은 망 사용료 때문에 소비자 부담이 커질 거라는 주장에 대해선 일축했다. 빅테크가 내게 될 이용료는 이들 수익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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