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비결?… 삼고초려도 아니고 십고초려해 아티스트 모셔옵니다”
“삼고초려도 아니고 십고초려로 아티스트를 데려옵니다. 어렵게 쌓은 신뢰는 재무제표에 안 나오는 진짜 자산이죠.”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만난 팬덤비즈니스 스타트업 ‘노머스’의 김영준(34) 대표는 고속 성장의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김 대표가 2019년 창업한 노머스는 유명 배우와 가수 등 팬층이 두꺼운 아티스트들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공연·강연·다큐·웹 예능 같은 콘텐츠를 제작·유통하거나 브랜드·굿즈 같은 상품 기획도 한다.
창업 4년 차지만 노머스는 작년 11월 흑자 전환했고, 작년 매출 185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달엔 25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은 400억원, 영업이익은 7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했다.
노머스와 제휴를 맺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70여 곳, 아티스트 규모는 200명이 넘는다. FNC엔터테인먼트와 P네이션, 큐브엔터테인먼트 같은 유명 기획사들이 포함됐다. 하정우·황정민 같은 유명 배우부터 자이언티·송민호·10CM 등 인기 가수도 여럿이다. 김 대표는 “하이브나 SM같이 인기 아티스트가 많은 초대형 기획사가 아니라면 직접 팬덤 플랫폼을 운영하기 어렵다”며 “중·소형 기획사와 아티스트들에게 비용 걱정 없는 추가 수익원을 만들어주는 대신 여러 기획사의 많은 아티스트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미국 카네기 맬런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다. 첫 직장도 대신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였다. 김 대표는 “자산운용사에서 IP 산업을 담당하며 팬덤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같은 상품도 중복 소비하는 열성 팬을 모으면 하나의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노머스 플랫폼(원더월)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00만명 수준이다.
노머스는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머스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매출의 75%가 해외에서 나오는데, K 팝 중심 한류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아티스트들의 해외 공연 준비도 도맡아 하는데, 공연 현장에 가보면 늘 교포가 아닌 현지인들로 북적인다”이라며 “더 이상 ‘국뽕(맹목적 애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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