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일본전 1-4 참패' 독일 한지 플릭 감독, 경질...123년 역사상 첫 사례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독일축구협회(DFB)가 한지 플릭 감독을 경질했다.
DFB는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플릭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됐다. 주주총회 및 감사위원회는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회장의 제안에 따라 플릭 감독과 두 명의 공동 코치를 즉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노이엔도르프 회장은 "위원회는 국가대표팀의 최근의 실망스러운 결과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우리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를 위해 새로운 분위기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내가 지금까지 내린 결정 중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플릭 감독을 존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포츠의 성공은 DFB의 최우선 과제다. 그러므로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DFB는 "루디 푈러, 하네스 볼프, 산드로 바그너가 다음 주 도르트문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와의 A매치에 일회성으로 대표팀을 맡게 된다. 플릭 감독의 후임자를 최대한 빨리 찾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전 패배가 결정적이었다. 독일은 10일(한국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천선전에서 1-4 대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독일은 최근 A매치 5경기에서 1무 4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두게 됐다.
점유율은 독일이 높았다. 이날 독일은 68%의 점유율을 챙기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지만,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일본의 효율적인 역습에 수비는 우왕좌왕했고, 쉽게 실점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반대로 일본은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 일본은 전반 11분 이토 준야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독일은 전반 19분 르로이 사네의 동점골로 스코어의 균형을 맞췄다. 기쁨은 잠시였다. 일본이 전반 22분 우에다 아야세의 행운의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1-2로 전반을 마친 독일은 절치부심했다. 파스칼 그로스, 로빈 고젠스, 율리안 브란트, 토마스 뮐러 등을 투입하며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독일의 공격은 일본의 골문을 위협하지 못했다. 이날 독일은 11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유효 슈팅은 단 3차례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은 14개의 슈팅 가운데 11개의 슈팅이 골문을 향했다.
유효 슈팅의 차이는 스코어의 차이로 나타났다. 일본은 후반 45분 아사노 다쿠마의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후반 추가시간 다나카 아오의 골로 전차군단을 확실하게 제압했다. 결국 독일은 자신들의 안방에서 일본에 1-4 대패를 당했다.
독일 축구 역사상 첫 사례가 됐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그가 경질된다면 이는 DFB 123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일 것이다. 전임자 10명 중 누구도 협회에 의해 경질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독일은 10명의 감독이 팀을 이끌었는데, 모두 경질이 아닌 자진 사임 등으로 팀을 떠났다.
경질 전 플릭 감독은 전혀 팀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일본전이 끝난 뒤 "난 내가 여전히 독일 감독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축구는 다이내믹하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일단 나와 코칭스태프는 선수단을 완벽하게 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가올 프랑스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해하기 힘들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준비를 잘해가고 있다.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다. 준비한 것에 자신이 있다. 나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플릭 감독의 생각과는 다르게 DFB는 플릭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이로써 플릭 감독은 17년 동안 인연을 맺었던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인연을 종료하게 됐다. 2006년 요아힘 뢰브 감독의 수석코치로 처음 독일 대표팀을 이끈 플릭 감독은 2014년까지 뢰브 감독을 보좌하며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이후 DFB 스포팅 디렉터를 수행했던 플릭 감독은 2019년 니코 코바치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수석 코치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당시 코바치 감독이 4개월 만에 경질되면서 감독 대행으로 뮌헨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는 뮌헨 입장에서 신의 한 수였다. 플릭 감독은 압도적인 지도력을 선보이며 독일 분데스리가, DFB-포칼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차지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플릭의 뮌헨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DFB-슈퍼컵 그리고 클럽 월드컵 우승까지 이뤄내며 6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활약에 UEFA 올해의 감독상까지 수상한 플릭 감독이다.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뮌헨에서 성공을 이룬 플릭 감독은 2020-21시즌까지 팀을 이끈 뒤, 독일 대표팀 감독직에 올랐다. 하지만 대표팀을 맡은 뒤 플릭 감독은 아쉬운 행보를 걸었다. 먼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과 스페인에 밀려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플릭 감독이 팀을 지휘하는 동안 독일은 25경기에서 12승 7무 6패의 성적을 거두며 '녹슨 전차'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1무 4패로 초라한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일본전 충격적인 패배 이후 경질됐다.
한편 독일 '빌트'는 플릭 감독의 후임 감독으로 총 10명의 후보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매체는 위르겐 클롭 감독을 포함해 위르겐 클린스만, 루이스 판 할, 지네딘 지단,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등을 후보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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