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의 인생홈런]감독 꿈 이룬 ‘농구여제’ 박찬숙 “걷기-산행으로 무릎 지켜요”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2023. 9. 1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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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농구의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 주역이자 1980년대 최고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었던 박찬숙(64)은 최근 오랜 꿈을 이뤘다.

올해 초 창단한 여자 실업농구 서대문구청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 늦게나마 내가 농구팀 감독의 꿈을 이루지 않았나. 앞으로도 한국 농구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내가면서 살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지금처럼 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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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단한 서울 서대문구청 농구팀 지휘봉을 잡은 박찬숙 감독은 훈련과 경기 내내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한다. 박 감독이 훈련장에서 농구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여자농구의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 주역이자 1980년대 최고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었던 박찬숙(64)은 최근 오랜 꿈을 이뤘다. 올해 초 창단한 여자 실업농구 서대문구청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16세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혀 한국 여자농구의 전성기를 일궜던 그는 6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코트로 돌아와 한국 여자농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서대문구청은 지난달 평가전에서 서울시농구협회를 95-56으로 대파하고 서울 대표로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에 출전한다. 충북 청주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인 박 감독은 “창단 후 첫 경기에서 20점 차 이상 졌던 우리 팀이 ‘원 팀’으로 똘똘 뭉쳐 이젠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됐다”며 “내달 전국체전에서도 서대문구청의 패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을 정열적으로 지도한다. 훈련이나 경기 때 의자에 앉는 법이 없다.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함께 뛰며 선수들과 호흡한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선수들이 ‘감독님이 경기를 뛰신 것 같아요’라고 말하곤 한다”며 웃었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기 위해선 체력이 필수다. 40년 전 수술을 받았던 무릎은 특히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는 “연골이 닳아 없어져 오래 서 있으면 무릎이 붓고 쑤신다”며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선수들이 운동할 때 나도 옆에서 함께 운동을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몸무게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살이 찌면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스쾃과 윗몸일으키기도 빼놓지 않고 한다. 유산소운동은 뛰기 대신 걷기와 가벼운 산행으로 한다. 쉬는 날 그는 서울 남산 둘레길을 자주 걷는다. 서울 청계산 등 낮은 산을 오르는 것도 좋아한다.

서대문구청을 맡기 전인 지난해엔 10kg을 감량한 적도 있다. 축구 선수를 거쳐 모델로 활동했던 아들 서수원의 권유로 시니어 모델에 도전하면서다. 약 1년 동안 하루 3시간씩 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하고, 댄스로 가볍게 몸을 푼 뒤 워킹을 하는 게 순서였다. 그는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았다. 워킹 자체만으로도 땀이 많이 났다. 동시에 자세가 교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시니어 모델로 런웨이(무대)에 두 번 올랐다. 그는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던 모델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에 큰 변화가 왔다. 나이를 떠나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다”고 했다.

1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는 ‘워킹맘’으로 딸(서효명)과 아들을 키웠다. 탤런트로 활동하고 있는 딸 서효명은 이달 초 일반인 남성과 결혼했다. 서수원은 모델 에이전시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 늦게나마 내가 농구팀 감독의 꿈을 이루지 않았나. 앞으로도 한국 농구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내가면서 살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지금처럼 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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