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박찬호→최원준→테스형→김도영→박찬호→최원준→최원준→KIA 41년 묵은 진기록 소환 “숟가락만 들었다” [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저는 숟가락만 들었어요.”
KIA가 무려 41년 묵은 기록을 소환했다. 10일 광주 LG전서 무려 8개의 도루를 해냈다. 1회말 김도영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최원태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낸 뒤 후속 나성범 타석, 초구에 2루를 훔쳤다. 김도영은 나성범의 적시타에 선제득점을 올렸다.
서막이었다. 2회에는 박찬호와 최원준 차례였다. 1사 1,3루, 김도영 타석에서 1루 주자 박찬호가 2루로 뛰었다. 초구 체인지업이 볼이 되는 걸 지켜본 뒤 2구에 뛰었다. 계속해서 2사 3루서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나성범 대신 들어간 최원준이 최형우 타석에서 초구 체인지업이 오자 역시 2루로 뛰었다.
3회 선두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볼넷을 골라낸 뒤 김선빈 타석 초구 투심이 들어오자 2루로 뛰었다. 5회에는 1사 후 김도영이 볼넷을 얻은 뒤 최원준이 포크볼에 삼진을 당한 순간 2루에 들어가서 살았다.
하이라이트는 7회였다. 7-7 동점이라서, 박찬호와 최원준이 영양가 만점 도루를 했다. 박찬호가 선두타자 안타를 날린 뒤 김도영 타석 초구에 2루를 훔쳤고, 최원준은 결승타를 날리면서 2루에 들어간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자신도 최형우, 소크라테스 타석에서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쳤다.
흥미로운 건 김도영을 제외한 모든 도루가 초구와 2루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KIA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최근 타격감이 매우 좋은 걸 감안하면, 굳이 도루를 자주할 이유는 없었다. 그만큼 과감했고, 확신이 있었다는 얘기다. 철저한 사전 분석이 밑바탕이 됐다.
또 도루를 한 이들이 주력도 빠르기도 하다. 최근 KIA와 맞붙는 타 구단 지도자들이 KIA 라인업의 클러치능력과 기동력의 조화를 꽤 경계한다. 아니나 다를까 키움에서 발야구, 두려움 없는 주루의 토대를 닦은 조재영 3루 코치의 준비,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구단 내부에서 나온다.
최원준은 “조재영 코치님이 다 준비해준 것에 숟가락만 든 것이다. 항상 자신감을 심어준다. 주루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조재영 코치님의 도움을 주면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사인을 받고 움직이는데, 확률이 높은 쪽을 택한다”라고 했다.
KIA는 박찬호, 김도영, 최원준이라는 육상부가 있다. 그러나 이들이 무조건 자율적으로 뛰는 건 아니다. 최원준은 “뛰라는 사인, 뛰지 마라는 사인도 나온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자율성을 보장하지만, 완벽한 그린라이트는 아닌 셈이다.
어쨌든 키움에서 KIA로 옮겨 2년째 합을 맞추는 조재영 코치와 선수들의 시너지가 난다는 증거다. KIA는 10일까지 도루성공률 79.4%로 84.7%의 키움에 이어 리그 2위다. 작년에도 75.2%로 3위였다. 참고로 조 코치가 부임하기 전이던 2021년엔 70.2%로 도루성공률 리그 5위였다.
이날 8도루는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도루 공동 2위다. 1985년 5월26일 광주 롯데전 10개가 한 경기 구단 최다기록이며, 8도루는 1982년 5월2일 전주 MBC전서 기록했다. 무려 41년4개월만에 구단 공동 2위 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다. 당시 김일권 3도루, 차영화, 김성한, 김준환, 김종모, 김우근이 각각 1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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