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협 강도 피의자, 베트남 다낭 카지노서 붙잡혀

지난달 18일 범행...이틀 뒤 다낭으로 출국
현지 공안과 공조로 범행 24일 만에 검거

지난달 18일 오후 은행 강도 사건이 벌어진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서 직원이 영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신협 강도사건 40대 피의자가 베트남으로 도주한지 22일 만에 현지에서 붙잡혔다.

대전경찰청은 10일 오후 4시 55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한 카지노에서 강도사건 피의자 A(47)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지 한인의 제보를 받고 현지 공안과 공조해 카지노 인근에서 잠복 수사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11시 58분쯤 대전 서구 관저동 신협에서 흉기로 직원을 위협해 현금 3,900만 원을 빼앗은 뒤 준비한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한 혐의(특수강도)를 받고 있다. 훔친 오토바이 2대로 범행 2시간 만에 충남 금산까지 이동한 A씨는 이후 종적을 감췄다. 그는 신원을 감추기 위해 범행 당시 헬멧을 착용하고 도주 과정에서 수 차례 옷을 갈아입었다. 차량과 도보, 택시 등 이동 수단을 여러 번 바꾸고 폐쇄회로(CC)TV가 없는 도로나 미개통 도로로 도주해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범행 사흘 뒤인 지난달 21일에서야 A씨 신원을 특정했지만 그는 전날 이미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다낭으로 출국한 뒤였다. 경찰은 이후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현지 경찰과 공조해 A씨를 추적했다.

경찰은 A씨가 수억 원에 이르는 도박 빚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보고 A씨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구체적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그는 과거 절도 등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으며, 소년시절 강도사건으로 소년보호 처분을 받기도 했고, 현재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씨 압송 절차를 논의 중"이라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