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선물세트 역대 최대 매출 예약
오염수 방류 피해 전 수산물 특수
대형마트는 가성비 위주 특별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유통업계의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달 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돼 연휴 기간이 6일로 늘었고, 청탁금지법상 선물 가격 상한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60%가량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예약판매 실적은 103.5%, 현대백화점은 56.3% 신장했다. 품목별로는 한우 등 축산과 굴비 등 수산 선물세트의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선물 세트는 20만∼30만원대 한우 선물세트였다. 롯데백화점(40%)과 신세계백화점(89%), 현대백화점(103.8%) 모두 축산물 매출이 크게 뛰었다. 청탁금지법상 선물 가격 상한이 높아지면서 고가의 선물세트가 많이 나간 것이다. 올해 추석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선물 가격 상한이 기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랐다.
수산물 선물 세트도 많이 팔렸다. 롯데백화점에서는 굴비 매출이 지난해 추석보다 4배 이상 늘었고, 갈치와 옥돔, 전복은 2배, 멸치 등 건어물은 3배 더 팔렸다. 신세계백화점(78%)과 현대백화점(47%)에서도 수산물 선물세트 매출이 두 자릿수씩 신장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전에 수확한 물품이어서 판매 신장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도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가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년 추석 같은 기간에 비해 예약판매 매출이 20%가량 증가했다. 이마트도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22.2%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화점은 한우 세트 판매량이 크게 늘자 고품질의 이색 한우 선물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영국의 스타 셰프 고든 램지, 르 코르동 블루 출신의 양지훈 셰프와 기획한 한우 세트를 내놓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유통사 최초의 한우 자체브랜드인 ‘신세계 암소 한우’를 출시한다. 1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축산 전문 상품기획자가 경매장에서 직접 확인한 한우만 선별한 상품이다.
현대백화점은 ‘가치 소비’ 트렌드에 맞춘 이색 한우 상품을 선보인다. ‘친환경 한우 선물세트’의 경우 방목, 무항생제 등 동물 복지를 고려한 환경에서 사육한 한우로 구성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 추석 선물을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이마트의 샤인머스캣 선물세트가 대표적이다. 우수 농가를 엄선해 가장 달고 맛있는 무게인 600∼850g만으로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5만원대 이하 상품을 지난해보다 40% 더 준비하고, 지난해 추석 대비 최고 20% 이상 저렴한 상품도 내놓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추석 연휴가 길어지면서 미리 선물을 보낸 뒤 추석 당일 고향을 찾았다가 여행을 떠나거나 휴식을 취하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고가의 선물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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