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쟁률 더 높아지겠네…대기업 60%, 하반기 채용 안할듯

정승환 전문기자(fanny@mk.co.kr),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9. 1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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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매출 500대 기업 채용 조사
불확실성 탓 채용 안하는 기업 늘어
대졸 취업 경쟁률은 81대1 달해
5대 그룹 중 유일 공채하는 삼성
20개 계열사 11일부터 서류 접수
[사진 = 연합뉴스]
대기업 10곳 중 6곳은 하반기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아직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취업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친 것이다. 취업 문이 좁아지는 와중에 삼성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하반기 공채를 시작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 10개사 중 6곳 이상(64.6%)은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48.0%), 채용하지 않을 것(16.6%)이라고 응답했다.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비중은 35.4%로, 이 가운데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57.8%, 줄이겠다는 기업은 24.4%로 각각 나타났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17.8%에 그쳤다. 채용 축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포인트 늘었고, 채용 확대는 19.2%포인트 줄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 경영 돌입’(25.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19.0%),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등에 대비한 비용 절감(15.2%)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이처럼 신규 채용을 줄일 경우 가뜩이나 부진한 청년 실업률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7월 기준 6.0%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8%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실업률(2.7%)에 비해서는 크게 높은 편이다. 지난 7월 청년 취업자는 394만명으로 1년 새 13만8000명이 줄면서 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편 기업들은 올해 대졸 취업 경쟁이 작년보다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대졸 신규 채용 예상 경쟁률은 평균 81대 1로 조사됐다. 작년엔 평균 77대 1로 집계됐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불일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신규 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30.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극적으로 구인했으나 채용하지 못한 인원은 1만2000명으로, 3년 전인 2020년 상반기(6000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대졸 신규입사자 5명 중 1명(21.9%)은 경력을 가지고 신입직으로 지원한 ‘중고신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신입의 경력 기간은 평균 1.4년이었다. 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선호함에 따른 결과라는 게 전경련 분석이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및 고용 확대 유도(39.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 증가 기업 유인책 확대(25.2%),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15.7%), 진로지도 강화와 취업 정보 제공(8.7%) 등을 지적했다.

취업 시장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삼성은 이날 2023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1957년 국내 기업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한 삼성은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하반기 채용에 나선 삼성 관계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서울병원·호텔신라·제일기획·에스원·삼성웰스토리·삼성전자판매 등 총 20개사다. 지원자는 11~18일 일주일간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 커리어스’에서 지원하면 된다. 공채는 직무적합성평가(9월)와 삼성직무적성검사(10월), 면접전형(11월)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SK와 포스코, 한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도 하반기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했다. SK그룹 정유·화학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엔무브,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어스온 등 계열 내 6개 사업 자회사에서 직무별로 각각 24일까지 채용을 진행한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포스코DX, 포스코A&C, 포스코IH 등 6개사가 19일까지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한화의 경우 올해 그룹에 새로 들어온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24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25일까지 신입사원 서류 모집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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