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불안서 한숨 돌린 중국

소비자물가지수 반등
경기 부양책 영향 준 듯

8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반등했다. 7월 CPI가 2년5개월 만에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커졌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상승했다고 밝혔다고 CCTV 등이 10일 보도했다. 중국 CPI 상승률은 지난 1월 2.1%를 기록한 뒤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7월에는 -0.3%까지 떨어졌다. 중국 C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두 달 만에 CPI가 플러스로 상승 반등하면서 조금은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

8월 소비자물가는 주로 비식품과 서비스 물가 상승에 힘입어 반등했다. 식품 물가와 상품 물가가 각각 1.7%와 0.7% 하락한 반면 비식품 물가는 0.5% 상승했고, 서비스 물가는 1.3% 올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비용을 뺀 근원 인플레이션은 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CPI와 함께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1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전달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둔화됐다. 8월 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PPI는 올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 추이를 보이며 지난 6월 -5.4%를 기록했고, 7월에는 4.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반등과 생산자물가 하락폭 둔화에는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각종 경기 지표가 악화되자 인민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01%포인트 인하했으며, 지방정부들은 인프라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특별채권 발행을 늘렸다. 그러나 아직은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